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시리아 ‘이라크해법’ 찾기

등록 2006-11-21 18:55

소원한 외교관계 복원 3국 정상회담 등 추진
이란과 시리아가 본격적으로 ‘이라크 껴안기’에 나섰다. 시리아와 이라크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이란은 3국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중동 국제정치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이번 주말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이에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 25일 테헤란을 방문한다고 그의 대변인이 밝혔다. 시리아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을 계기로 아랍 세계의 앙숙이 됐던 두 나라가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를 복원하면 이라크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이라크 시아파와 연결된 이란이 시아파 민병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이란-이라크전에서 이란과 연합한 쿠르드족 출신이다.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지고 시아파가 이라크 정부를 이끄는 점도 양국 관계 복원에 길을 뚫은 셈이 됐다.

이라크 안정에 또다른 열쇠를 쥔 시리아도 20일 왈리드 모알렘 외무장관이 바그다드를 방문해 외교관계 복원에 합의했다. 이라크와 시리아는 1982년 시리아가 이란을 편들고, 이라크는 시리아에서 불법화된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면서 단교했다. 반미-반정부 세력화한 이라크 서부의 수니파 무장세력에 영향력을 지닌 시리아는 반미투쟁을 위해 이라크로 가는 아랍세계 청년들과 무기의 통로로 알려져 있다.

무력만으로는 이라크 안정이 어렵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침공세력 쪽에서도 최근 이란·시리아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3일 “종파분쟁을 끝내고 중동평화를 궤도에 올리려면 이란과 시리아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초당적 모임인 ‘이라크 연구모임’이 두 나라와의 대화 필요성을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자신들이 ‘악의 축’으로 이름붙인 이란·시리아와의 협상에 미 행정부는 꺼림칙한 표정이 역력하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란의 3국 정상회담 제안 소식에 “이란이 이라크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표해 놓고 행동으로는 옮기지 않아 온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에는 이란이 시아파를 이용해 이라크를 ‘접수’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패권 추구, 시리아의 레바논 문제 개입과 이스라엘이 점령한 골란고원 반환 요구도 미국와 이란·시리아의 대타협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미국에 가 미국과 이란의 대화 가능성을 견제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라크 해법찾기에 골몰하는 와중에 나온 이란·시리아의 움직임은 이 지역에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한층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