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사형 집행 동영상이 유포된 것과 관련해 사형 집행 당시 교도관 가운데 한명을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라크 총리실의 하이데르 마지드 미디어 담당관은 이날 용의자 체포 보도에 대해 “사실이다. 교도관 가운데 한명이 체포됐다”고 확인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에이피>(AP) 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총리 보좌관을 인용해 휴대전화로 후세인 사형 집행 동영상을 찍은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를 체포했다면서 “용의자는 사형 집행을 지켜본 당국자 가운데 한명”이라고 보도했다.
휴대전화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후세인 교수형 집행 장면 동영상은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이라크의 골 깊은 종파간 갈등을 더욱 악화시켰다. 사형집행인이 후세인을 모욕하고 시아파 성직자 이름을 외치는 장면은 수니파 사회를 격분시켰고,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2일 이 사건 조사를 지시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는 후세인 전 대통령의 이복동생 등 최측근 2명의 교수형을 4일 집행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라크 총리실 한 관계자는 후세인 정권의 정보국장이었던 후세인의 이복동생 바르잔 이브라힘 알티크리티와 전 혁명재판소장이었던 아와드 아메드 알반다르에게 선고된 사형을 4일 새벽(현지시각)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의 사형집행장에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서명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후세인과 함께 이라크 항소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1982년 후세인 암살미수 사건이 일어난 두자일마을 주민들을 학살한 혐의다. 이들의 처형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교수형이 집행된 지 5일 만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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