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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레바논 침공은 무모한 전쟁”

등록 2007-05-01 19:37수정 2007-05-02 01:54

‘책임지라’는 구호가 적힌 푯말과 촛불을 든 시위대가 지난달 30일 예루살렘 총리관저 밖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
‘책임지라’는 구호가 적힌 푯말과 촛불을 든 시위대가 지난달 30일 예루살렘 총리관저 밖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
이스라엘 조사보고서 파장
“총리 등 중대 과오”…올메르트 “사임 않겠다”
“총리는 레바논 상황이나 이스라엘군의 준비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대안을 찾지도 않고 무모하고 성급하게 전쟁을 결정했다.”

지난해 7~8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대한 조사 보고서가 이스라엘을 강타하고 있다.

신랄한 비판=전직 판사 엘리야후 위노그라드가 이끄는 이스라엘 정부조사위원회는 지난 30일 레바논 침공 과정과 개전 초기 6일 동안의 상황을 평가한 1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와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 단 할루츠 당시 참모총장에게 전쟁 실패의 “중대한 책임”이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총리는 성급한 개전 결정을 내렸다. 세부 군사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듣지 않았다”“참모총장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행동했다”“전쟁 목표는 과도하게 야심적이었고, 실현 가능성도 없었다” 등.

지난해 7월 레바논의 시아파 조직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붙잡아가자, 이스라엘은 곧바로 선제공격을 시작했다. 전쟁 34일 동안 레바논인 1200여명과 이스라엘인 158명이 숨졌다. 레바논 전역의 기반시설이 파괴돼 폐허가 됐다. 이스라엘은 주요 목표로 삼았던 피랍 병사 구출과 헤즈볼라 무력화에 모두 실패했다. 중동 최강을 자랑하던 이스라엘군의 위신은 추락했고 중동의 세력균형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조되는 사임 요구=올메르트 총리는 30일 곧바로 방송에 나와 “잘못이 있었지만 고칠 것”이라며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장관들을 비롯해 집권 카디마당의 지도부가 “이번 보고서의 강력한 비난에 충격을 받았으며”, 올메르트 총리의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비시>(BBC)는 이 보고서가 지난해 전쟁에 대한 이스라엘인들의 실망과 분노에 다시 불을 붙였으며, 이번주 총리 사임 요구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30일 이스라엘 라디오의 여론조사에서 69%의 응답자가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올메르트 총리가 사임한다면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이 다음 총리로 유력하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은 전한다.

‘중동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불가피한‘산통’이라며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휴전을 막았던 미국의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 보고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헤즈볼라의 정치담당 위원 세이크 하산 에제딘은 “이스라엘의 정치·군사적 지도력의 무능함을 확인시켰다”고 평한 것으로 레바논 일간 <데일리스타>가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왜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 지도부가 그토록 성급하게 전쟁에 나서게 됐느냐는 근본적인 의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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