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서 내전 이후 최대 충돌…혼란속으로
레바논 북부 도시 트리폴리에서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틀째 충돌하면서 레바논 상황이 다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레바논군은 20~21일 트리폴리 시내 나흐르 알바리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민병조직 ‘파타 알이슬람’ 요원들과 교전을 벌여 민간인 9명 등 최소 5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3만여명의 난민촌 주민들의 피해가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아 희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레바논군과 경찰은 20일 파타 알이슬람 조직원들을 은행강도 용의자로 지목해 체포에 나섰으며, 조직원들이 이에 반발해 난민촌 입구 군 초소를 공격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21일에도 레바논군은 탱크 등 중화기를 동원해 공격을 계속했고, 무장세력은 기관총과 수류탄으로 저항하면서 난민촌 위로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시엔엔>을 통해 전해졌다.
1975년 레바논 내전은 팔레스타인 민병대와 기독교 민병대의 충돌로 시작됐으며, 이번 교전이 내전 이후 레바논 내 세력들 간의 최대 규모 충돌이라는 점에서 레바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보도했다. 20일 오후에는 수도 베이루트 시내 기독교인 거주지에서 강력한 폭발물이 터져 최소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레바논 정부는 파타 알이슬람이 시리아 정보기관의 조종을 받아 지난 2월 베이루트 근교에서 폭탄테러를 저질렀다며, 알카에다와도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시리아나 파타 알이슬람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레바논에는 35만여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정부의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는 상태로 거주하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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