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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미국, 레바논 사태 개입시사

등록 2007-05-23 20:19수정 2007-05-23 22:05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과 충돌 장기화…“레바논에 대규모 군사원조”
난민 수천명 탈출 행렬
미국이 ‘제2의 레바논 내전’ 우려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는 레바논 정부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사이의 충돌 사태에 간접적으로 개입할 의사를 밝혔다.

숀 매코맥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각) 레바논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파타 알이슬람’을 진압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2억8천만달러의 추가 군사원조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2억2천만달러는 레바논군에, 6천만달러는 보안군에게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미국이 레바논에 지원한 군사원조 500만달러의 수십배 규모다.

그는 “레바논군은 지금 매우 야만적인 극단주의자들과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레바논 정부의 원조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우리는 레바논 정부의 이번 조처를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레바논의 이슬람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레바논 정부는 “이번 기회에 파타 알이슬람의 뿌리를 뽑겠다”고 다짐하면서 미국에 대규모 군사원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렸던 레바논 정부는 미국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파타 알이슬람이 알카에다, 시리아와 연계돼 있다’고 몰아붙이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서방의 지지를 받는 레바논 정부와 ‘테러단체’의 대결 구도를 만들면서, 이 단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내에서는 반시리아 성향의 현 정부와 친시리아 세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레바논 제2의 도시 트리폴리의 나흐르 알바레드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벌어진 레바논 정부군과 파타 알이슬람 조직원들의 충돌은 23일 밤 현재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틈을 타 난민촌 주민 3만여명 가운데 수천명이 서둘러 탈출에 나섰다. 주민들은 걷거나 픽업트럭 등에 가득 탄 채 흰 수건을 흔들면서 난민촌을 빠져나오고 있다. 난민들이 빠져나가면 레바논군의 소탕작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탈출에 성공한 대학생 다니아 마무드 카셈(21)은 <에이피>(AP) 통신에 “난민촌 안에 주검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음식도, 물도, 전기도 없다”고 말했다. 넓적다리에 총상을 입은 네할 바시르(28)는 레바논 일간 <데일리스타>에 “정부군은 난민촌 주민들까지 겨냥했다. 이스라엘군보다 더 나쁘다”며 치를 떨었다. <로이터> 통신은 1990년 레바논 내전이 끝난 뒤 최악의 내부 충돌사태인 이번 교전으로 지금까지 무장세력 22명, 레바논군 32명, 민간인 27명 등 최소 81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레바논 의회는 21일 이번 작전을 승인했으나, 민간인 피해가 늘면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데일리스타>는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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