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사관 점거 이후 처음
미국과 이란이 28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대사급 양자회담을 연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톰 케이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5일 “(양자) 회담이 바그다드의 이라크 정부 시설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고,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8일 회담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두 나라가 고위급 직접대화를 여는 것은 1980년 이란 대학생들의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으로 국교가 단절된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는 이라크 주재 라이언 크로커 미국 대사와 하산 카제미 이란 대사가 참가할 예정이다. 회담에선 이라크 폭력사태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미국의 주장과 미국이 시아-수니파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란의 반박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인다.
양쪽은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 안정 문제만 논의할 뿐, 이란핵 문제나 자국민 억류 문제 등에 대해 협상을 벌일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렵게 마련한 대화의 기회인 만큼 두 나라는 중동 지역의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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