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보다 큰 메가시티 6곳 계획
고유가로 넘쳐나는 오일머니를 주체하기 힘든 중동 부국들 사이에 ‘두바이식 개발’이 유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폐쇄적인 정책을 취해온 사우디아라비아 왕가도 3천억달러(약 280조원)를 들여 사막에 맨해튼 3배 크기의 메트로폴리스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우디 북서부 타북 지역의 통치자인 파드 빈 술탄 왕자가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사우디 건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세계에서 온 70만명이 거주하는 복합문화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타북 지역 161㎢에 들어설 메트로폴리스의 공사는 올해 안에 시작되며, 레바논의 건설재벌 하리리그룹이 맡는다. 하리리그룹은 타북 메트로폴리스가 태양 에너지와 풍력 발전을 활용하며, 골프 코스와 고급 주택, 콘도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파드 빈 술탄 왕자의 구상에는 세계 최초의 환경전문대학을 설치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이 대학의 학생들이 위성으로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옥스퍼드 등 세계 유수 대학들의 관련 강의도 수강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미 두바이와 카타르가 이와 비슷한 교육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사우디는 타북의 메트로폴리스를 포함해 6개의 ‘메가 시티’를 오는 2020년까지 완공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동 석유의 3분의 1을 보유한 막대한 오일파워로 사우디를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어촌과 사막을 중동의 금융·관광 허브로 개발한 두바이의 성공 이후 카타르와 바레인 등이 이를 모델로 도시 건설을 추진하면서 아라비아반도 산유국들의 풍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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