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타파 아부스웨이/팔레스타인 알쿠즈대학 교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옛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 인종차별)를 닮은 점령정책, 팔레스타인 땅 곳곳을 갈라놓은 거대한 분리장벽, 그리고 지난해 총선에서 하마스가 승리한 뒤 계속된 봉쇄와 경제제재가 위기를 불렀다.
미국을 선두로 한 ‘국제사회’는 하마스가 승리한 민주적 선거 결과를 거부했다. 파타는 하마스-파타 공동내각을 구성한 지난 3월의 메카 합의도 이행하지 않았다. 특히 보안군과 보안기구를 공유하기로 한 합의를 어겼고, 이것이 하마스와 파타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하마스 정부를 붕괴시키려는 여러 세력의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하마스가 이슬람 노선을 따른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고 야세르 아라파트나 현재의 아바스에게 계속 (독립국가 수립에 대한) 립서비스만 해왔다. 만일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이 점령을 끝내는 구체적 조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압박했다면, 아바스도 긍정적 구실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을 분단시키는 ‘세 국가 해법’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염원해온,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가자와 서안을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국가를 내다보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서안의 팔레스타인 땅은 계속 몰수되고 ‘이스라엘 식민지(정착촌)’가 계속 확장되고 있다.
현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가자를 공격·재점령할 것 같지는 않다. 만약 이스라엘이 가자에 개입하러 나선다면 이스라엘이 노골적으로 아바스 편을 드는 것으로 보일 것이고,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에 아바스와 비상내각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이다.
무스타파 아부스웨이/팔레스타인 알쿠즈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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