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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다국적군, 민간인 살해 용납 못해”

등록 2007-06-24 21:54

서방 지원 받는 아프간 대통령, 이례적 경고
나토 “탈레반이 민간인 방패삼아” 책임 전가
“아프간인들의 목숨은 값싸지 않다.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주도하는 아프간 주둔 다국적군을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다국적군이 무모하고 부정확하게 군사력을 사용해 민간인들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외국군이 자제하지 않는다면 탈레반 소탕작전은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을 받아 정부를 유지하고 있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단호하게 다국적군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소탕작전’으로 애꿎게 목숨을 잃는 아프간 민간인이 급증하면서, 외국군에 대한 아프간인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22일에는 남부 헬만드에서 나토 공습으로 민간인 25명이 숨졌다. 지난주에는 나토가 탈레반 세력과 전투를 벌이던 우루즈간주 초라 마을에서 민간인 52명이 한꺼번에 희생됐다. 18일에는 다국적군이 동부 파크티카주의 알카에다 은신처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마드라사(이슬람학교)에서 공부하던 어린이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이피>는 올들어 나토와 미군 작전에서 희생된 민간인이 211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무장세력의 자살폭탄 공격 등으로 숨진 민간인 172명보다 더 많다.

닉 룬트 아프간 주재 나토 대변인은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며칠 동안 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에 실망하고 분노할 권리가 있다”며 일단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다국적군 지휘관들은 민간인 희생을 피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탈레반이 민간인을 방패 삼아 활동하고 있다고 책임을 돌린다.

올들어 허약한 아프간 정부의 통치가 제대로 미치지 않는 빈곤한 남부와 동남부를 중심으로 탈레반 세력의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됐다. 미군과 나토는 자신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주로 공습에 의존해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30㎞ 밖에서 포를 쏘아서는 테러리스트와 싸우지 못한다. 그런 작전은 확실히 민간인 희생자들을 내게 돼 있다”며 “외국군에게 쓸데없는 군사작전을 하지 말라고 계속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비시>는 최근 아프간 특집에서 이라크에서 미군에 맞서 싸웠던 무장세력들이 아프간으로 들어와 전투에 참여하는 등 올들어 탈레반이 새로운 전술을 통해 세력을 급격히 확장하고 있으나, 다국적군이나 아프간 정부 모두 탈레반을 막아낼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아프간에는 미군 약 1만여명과 나토군 약 3만7천여명이 배치돼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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