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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피랍 BBC 기자, ‘하마스’덕에 4개월만에 풀려나

등록 2007-07-04 18:36수정 2007-07-04 22:13

납치된 지 114일 만에 풀려난 <비비시>의 가자 지구 특파원 앨런 존스턴(왼쪽 두번째)이 4일 자신의 석방을 도와준 하마스 정부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오른쪽)와 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
납치된 지 114일 만에 풀려난 <비비시>의 가자 지구 특파원 앨런 존스턴(왼쪽 두번째)이 4일 자신의 석방을 도와준 하마스 정부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오른쪽)와 손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

4개월 만의 생환이다. 지난 3월12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단체 ‘이슬람군대’에 납치됐던 <비비시>(BBC)의 앨런 존스턴(45) 기자가 114일 만인 4일 극적으로 풀려났다. 창백한 얼굴에 지치고 살이 많이 빠진 모습으로 세상으로 나온 그는 <비비시>에 “자유의 몸이 되다니 환상적인 기분이다. 소름끼치는 경험이었고 끔찍한 순간들도 있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어 두려웠다”며 석방을 위해 노력한 이들에게 감사했다.

1991년 <비비시>에 들어가 아프가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분쟁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존스턴은 2004년부터 3년 넘게 중동의 모순들이 얽혀 있는 가자지구의 삶을 생생하게 취재했다. 이곳 상황이 악화돼 모든 서방 기자들이 빠져나간 상황에서도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그는 이스라엘 점령 문제를 공정하게 보도하는 언론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가 납치된 뒤 전세계 약 20만명이 석방을 촉구하는 호소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그를 납치한 이슬람군대는 과격 성직자 석방과 몸값 등을 석방 대가로 요구하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6월말에는 존스턴에게 자살폭탄 조끼를 입혀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생존 가능성이 희미해져 가던 그를 ‘구출해낸’ 것은 서방이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은 이슬람주의 단체 하마스다.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서방의 제재와 무시로 고립돼온 하마스는 지난달 가자지구를 장악한 뒤 이슬람군대에 전방위 압력을 가하고 부족 지도자 등을 내세워 석방 협상을 벌여왔다. 가자지구의 ‘질서 수호자’이자 통치 세력임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결국 이슬람군대는 존스턴을 하마스에 넘겨줬고, 존스턴은 하마스 정부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 집에서 함께 식사도 했다. 존스턴은 “몇 주전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한 뒤 납치범들이 긴장하기 시작했고 풀려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존스턴 석방은 버려진 하마스와 가자 지구가 세상을 향해 보내는 절박한 절규이기도 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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