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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혼돈의 이라크…미군 증파 역효과에 자살폭탄 일상화

등록 2007-07-09 18:15수정 2007-07-09 19:33

이라크인 사망자
무차별 보복 난무 ‘현세의 지옥’…정치인들 “민간인 무장” 촉구
미 재건 약속 헛구호…실업률 60%, 물가급등 절망 확산
‘국민들이여, 스스로 무기를 들고 방어하라.’

타리크 알 하셰미 부통령을 비롯한 이라크 정치 지도자들이 8일 민간인들에게 무장을 갖추고 스스로를 지킬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상사가 되어버린 자살폭탄 공격에서 지켜주지 못하는 군과 경찰에 더이상 기댈 수 없다는 절망의 표현이다.

일상이 된 자살폭탄=지난 7·8일은 이라크인들에게 ‘절망의 주말’이었다. 폭탄공격으로 전국에서 2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북부 투즈 쿠르마토 근처 시아파 투르크멘족 주민들이 모여 사는 가난한 마을 아르밀리의 시장에선 수박 트럭에 숨겨진 4.5t의 폭발물이 터져 100여채의 집과 상점이 무너져 155명이 숨지고 265명이 다쳤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 이후 최악의 사건으로 꼽힌다. 주민 아바스 카딤은 집안에 있던 아내와 6살과 8살 난 두 아들, 부모와 남동생을 모두 잃었다. 그는 “살아야할 가치가 사라졌다. 왜 나만 죽지 않고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신께 묻고 있다”고 절규했다. 바그다드 근처 하스와에서는 자살폭탄 공격 차량이 신병훈련소로 돌진해 새로 입대한 신병 23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역효과낸 미군 증강=주말의 참상은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병력을 대폭 증강시켜 바그다드 일대를 중심으로 벌여온 저항세력 소탕작전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확인시켰다. 오히려 비교적 평온했던 시골지역까지 공격 목표가 되게 만들 뿐이라는 우려를 덧붙였다.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군의 점진적 감축을 촉구한 ‘이라크 연구 보고서(ISG)’를 무시하고 지난 2월부터 3만명을 증파해 이라크 주둔 미군을 16만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이라크 내무부 집계로 6월28일~7월4일 폭력사태 사망자는 617명으로, 그 앞주의 299명보다 크게 늘었다. 외국군의 점령에 맞선 저항공격과 권력투쟁 성격의 시아-수니파 종파 분쟁, 보복공격, 납치와 각종 범죄가 뒤얽히면서 이라크는 ‘지옥’으로 변했다. 영국 채텀하우스(왕립 국제문제연구소)는 올해 보고서에서 “이라크에서는 여러개의 내전이 한꺼번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라크 점령이 서구 중동 침탈의 상징이 되면서, 전 세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결속시키고 알카에다의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

절망의 확산=이라크 재건을 외쳐온 미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재건은 없었다. 지난해 10월17일 유엔 조사에서 이라크인 2800만명 가운데 560만명이 빈곤선 이하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실업률은 6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저항공격이 극심한 안바르주 등 일부 지역은 이보다도 훨씬 높다. 인플레이션이 70%가 넘는 등 생필품 가격도 급등세다. 세계 제3의 원유매장량을 가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전기는 하루 50분~4시간만 공급된다고 <비비시>(BBC) 방송은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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