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일행은 비교적 안전한 항공편 대신 별다른 안전대책 없이 현지에서도 위험한 길로 알려진 육로를 택한 것이 화근이었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의견이다.
아프간 카불의 한 교민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가는 국내 항공편이 있는데 이들 일행은 버스를 타고 칸다하르로 갔다"며 "항공편 시간이 일정과 맞지 않아 그랬던 것 같은데 항공편을 이용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교민은 "두바이에서 칸다하르로 가는 직항이 생기면서 봉사단체들이 이번 납치가 일어난 카불∼칸다하르간 도로는 잘 이용하지 않는다"며 "예전엔 아프간 남부에만 탈레반의 위협이 있었는데 최근 북쪽으로 점점 (이들의 위협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차로 7시간 정도 걸리는 카불∼칸다하르간 도로는 비교적 길이 잘 닦여진 고속도로지만 탈레반이 자주 출몰해 현지인도 위험을 무릅쓰고 운행을 할 정도라는 것이다.
현지 교민에 따르면 이들 일행은 마자르 에-샤리프에서 18일까지 봉사활동을 한 뒤 19일 카불로 돌아와 식사를 한 뒤 50인승 대형 버스를 타고 지체하지 않고 바로 칸다하르로 향하다 변을 당했다.
칸다하르의 한민족복지재단 관계자는 "카불∼칸다하르간 도로는 봉사단체들이 종종 이용하긴 했지만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며 "경호원 등 안전대책은 강구하지 않고 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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