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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죄수 석방시한 제시 불응시 한국 인질 살해 위협

등록 2007-07-21 22:50수정 2007-07-22 10:34

봉사활동 차 입국해 무장 탈레반에 피랍된 일행 중 3명이 지난 13일 아프간 현지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 테러보안대책협의회장 명의로 설치된 ‘아프간 여행자제 요망’ 안내문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이 공개됐다.< SBS제공> 연합뉴스
봉사활동 차 입국해 무장 탈레반에 피랍된 일행 중 3명이 지난 13일 아프간 현지로 출국하기에 앞서 인천공항에 테러보안대책협의회장 명의로 설치된 ‘아프간 여행자제 요망’ 안내문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이 공개됐다.< SBS제공> 연합뉴스
인질과 동수 죄수 맞교환 요구…협상단 방문 환영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아프가니스탄 정부에 대해 탈레반 죄수 23명을 현지시각으로 22일 오후 7시(한국시각 오후 11시30분)까지 석방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21일 위협했다.

아마디는 로이터통신 및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수감하고 있는 탈레반 전사 23명을 탈레반이 억류 중인 한국인 인질과 맞교환하자면서 그리니치표준시(GMT)로 22일 오후 2시30분을 시한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독일 dpa통신은 탈레반 웹사이트(www.alemarah.org)에 게재된 성명서를 인용, 탈레반이 현지시각으로 22일 오전 7시를 석방 시한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성명서에서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한국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석방대상 동료 죄수 23명의 명단을 제시하겠다면서 "석방시한까지 (양국 정부로부터) 긍정적 반응이 나오지 않아 발생할 결과는 모두 그들 책임"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이 웹사이트에 성명을 올린 뒤 입장을 바꿔 아마디를 통해 최종 결정된 사항을 정정해주었으나 웹사이트를 미처 업데이트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12시간 차이로 최후통첩시한에 혼선이 빚어짐으로써 인질석방 협상에도 다소간 혼선이 빚어질 우려가 없지 않다.

한국인 인질의 수를 둘러싼 혼선과 관련해서는 아마디는 AP통신과의 통화에서 애초 탈레반이 18명의 한국인 인질을 붙잡고 있다고 말했었지만 붙잡힌 사람 가운데 5명이 아프간 언어인 다리어와 파슈투어를 사용, 이들을 아프가니스탄인으로 오인했었다고 해명했다.

아마디는 또 로이터통신과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 협상단의 아프가니스탄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자국민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아프가니스탄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고 알려진 독일인 인질 1명이 실제로는 지병인 당뇨병 때문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은 또 독일인을 납치한 단체는 탈레반이 아니라 친(親) 탈레반 성향의 아프가니스탄 부족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위해 이동도중 무장한 탈레반에 의해 납치당한 일행들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하기 전 촬영한 사진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봉사활동을 위해 이동도중 무장한 탈레반에 의해 납치당한 일행들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하기 전 촬영한 사진에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간 피랍사태 안갯속 급반전 거듭…정부 접촉 본격화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사건은 21일 반전을 거듭하면서 급박하게 전개됐다.

이날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30분)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한국군을 철수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20일 통첩을 한 탈레반은 이날 위협의 수위를 점점 높여나갔다.

한국인 납치에 앞서 독일인 2명을 납치한 탈레반은 이날 오후 1시께 아프가니스탄 주둔 독일군이 철수하지 않을 경우 독일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탈레반의 대변인이라고 주장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주요 외신과의 통화에서 "독일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협상할 의지가 있다면 우리와 접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CNN 등을 통해 인질석방을 요청한 직후인 오후 3시20분께 재차 한국군 철수를 요구하면서 인질 살해 위협을 반복했다.

아마디의 발언은 위협에서 그치지 않았다.

탈레반은 한국군과 독일군 철수 시한으로 제시된 오후 4시30분이 지나자 독일인 인질 1명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나머지 인질 1명도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시간 뒤엔 나머지 독일 인질까지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한국인 피랍자들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확산됐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도 인질사태 해결을 위해 더욱 급박하게 움직였다.

철수시한 2시간 전 노무현 대통령이 CNN 등을 통해 생중계로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이 의료와 구호지원을 위한 비전투부대라는 사실을 강조한데 이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올 연말까지 아프간 주둔군을 철수시킬 계획임을 확인했다.

또한 불필요하게 탈레반을 자극하지 않도록 아프가니스탄 현지 경찰이 주관하는 납치범 수색활동도 중지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탈레반도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탈레반측이 한국인 납치와 관련된 협상시한을 24시간 연장키로 했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탈레반의 대변인 격인 아마디도 아프가니스탄 주둔군의 철군계획이 재확인된 것과 관련, "군대를 철수키로 했다는 한국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 인질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한국인 인질의 안전여부와 관련,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는 탈레반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탈레반은 전통적으로 여성을 죽이지 않는다는 것.

이와 함께 탈레반과의 협상도 다각도로 진행됐다.

정부는 일단 여러 채널을 통해 이 무장단체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조중표 외교부 1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정부 대책반을 현지로 급파했다.

정부 대책반은 22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을 만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아프간주재 한국대사관은 무장세력과 간접적으로나마 접촉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정부는 일단 탈레반과의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얼마간 시간을 벌어놓았다는 후문이다.

정부 대책반과는 별개로 한국인이 납치된 아프가니스탄 남부 가즈니주(州)의 부족 원로들도 탈레반과 협상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 23명을 7곳에 나눠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koman@yna.co.kr

2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가 공개한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시된 의료봉사활동 모습.  (성남=연합뉴스)
2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가 공개한 2005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실시된 의료봉사활동 모습. (성남=연합뉴스)


<알 자지라> “탈레반, 한국시각 22일 오후 11시30분까지 시한연장”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21일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 한국군 철수 발표시한을 아프가니스탄 현지시각으로 22일 오후 7시(한국시각 오후 11시30분)까지로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의 칸다하르 주재 특파원은 "탈레반 대변인은 한국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최후통첩 시한을 현지시각으로 내일(22일) 오후 7시까지로 연장한다고 말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한국인 남녀 인질 22명을 모두 죽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특파원은 두바이 시각으로 2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오후 11시) 뉴스를 통해 이처럼 전하고 "한국인 인질은 아직 무사하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와 협상에 대해 그는 "현재로선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지는 모른다"면서도 "탈레반이 독일인 인질과 달리 한국인 인질을 살해하지 않고 시한을 연장한 이유가 확실히 '한국과의 협상 때문'이라고 했다"고 전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파원은 한편 독일인 2명의 사망과 관련,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아프가니스탄 당국이 1명은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하지만 2명 모두 분명히 자신들이 죽였다고 했다"며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인 5명도 살해했다고 탈레반은 밝혔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이어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인질 구조작전을 계속하면 인질을 모두 죽이겠다는 게 탈레반의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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