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단원 20명이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에 납치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 주변은 21일밤 피랍자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이 외신 등을 통해 잇따라 전해지면서 철군 통첩시한 직후 고조됐던 긴장감이 풀리고 초조감도 안도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교회 사무처장인 권혁수(57) 장로를 비롯해 이틀째 밤을 새고 있는 10여명의 신도들은 석방교섭 진척상황을 파악하면서 교인들이 대거 모이는 주일 상황에 대비해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무장세력측이 제시한 이날 오후 통첩시한(오후 4시30분)을 넘긴 직후 피랍자 가족들과 교회 관계자들은 극도로 긴장했으나 협상시한이 연장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단 한숨 돌린 표정으로 석방에 대한 기대감에 차 있다.
이들은 교회 지하 식당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할 때에는 취재중인 기자들에게 함께 식사를 하러 가자고 권유했고 밤 늦게 사무실로 피자까지 배달시킬 정도로 여유를 찾았다.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차혜진(31.여)씨의 오빠 차성민(30)씨는 "피랍자들이 무사하다는 정부측 설명과 언론보도로 가족들이 한시름 놓은 채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여곡절이 큰 하루였다"는 그의 말 처럼 이날 피랍자 가족들은 극도의 불안 속에 길고도 끔직한 하루를 보냈다.
전날 밤 교회 1층 사무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샌 교회 관계자와 가족 10여 명은 이날 대책을 숙의하며 하루종일 정부쪽 협상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통첩시한을 한 시간 앞둔 오후 3시 30분께부터 외교통상부와 연락이 끊긴 뒤 외신에서 한국군 철수를 재차 요구하는 2차 통첩 보도가 전해지자 피랍자 가족들을 중심으로 교회 안팎은 한때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어 오후 4시20분께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이자 봉사단원 차혜진(31.여)씨의 동생 차성민(30)씨가 사무실 밖으로 나와 30여명의 기자들 앞에서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긴박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차씨는 "(피랍자들이)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올해 철군할 거라면 지금 당장 철군해야 한다. 가족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20명을 살려내주시길 바란다. 다시 한번 즉각 철군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하다 결국 눈물을 흘려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우성 기자 ktkim@yna.co.kr (성남=연합뉴스)
이어 오후 4시20분께 피랍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이자 봉사단원 차혜진(31.여)씨의 동생 차성민(30)씨가 사무실 밖으로 나와 30여명의 기자들 앞에서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면서 긴박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차씨는 "(피랍자들이)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일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올해 철군할 거라면 지금 당장 철군해야 한다. 가족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20명을 살려내주시길 바란다. 다시 한번 즉각 철군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하다 결국 눈물을 흘려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우성 기자 ktkim@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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