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을 하러 아프가니스탄에 갔다가 무장단체에 납치당한 샘물교회 신도들이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출발하기 전 찍은 기념사진. 샘물교회는 이 사진에서 모자이크 처리된 여성은 아프간 봉사활동을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러 공항을 찾은 것으로 피랍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여명→23명→21명→23명…발표때마다 늘어
“23명 가운데 1~2명은 한국인 아닐수도”
“23명 가운데 1~2명은 한국인 아닐수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수를 두고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물론 납치를 저지른 탈레반조차 발표 때마다 숫자가 달라지고 있다.
정부는 사건이 알려진 20일 처음엔 한국인 피랍자가 20여명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샘물교회 출국자 20명과 현지에서 합류한 비정부기구 직원 3명 등 23명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날 저녁 9시께 21명으로 피랍 규모가 바뀌었다. 분당 샘물교회 출국자 중 1명이 몸이 안 좋아 한국으로 귀환길에 올랐고, 현지에서 합류한 비정부기구 직원이 2명이었다는 현지 정보 등을 종합한 결과였다.
하지만, 21일이 되면서 피랍자는 다시 23명으로 늘었다. 주 아프간 한국대사관은 피랍 당시 한국인들을 태우고 가던 버스 운전기사와 피랍 한국인들이 마지막으로 식사를 했던 한국 식당 쪽의 증언을 기초로, 이렇게 집계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떠난 사람이 20명, 현지에서 합류한 사람이 3명”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역시 20일 한국인 18명을 납치했다고 발표했다가, 21일 ‘한국인 23명과 탈레반 수감자 23명을 맞바꾸자’고 피랍 규모를 바꿨다. 탈레반은 피랍자 수가 엇갈린 데 대해 “납치자 중 5명이 아프간 말을 해서 처음엔 현지인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마리 바샤리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도 21일 “23명의 한국인이 19일 납치됐다”고 밝혔다.
탈레반쪽이 납치자 수에서 오락가락하는 것은 납치 주체들과 이 사실을 발표하는 쪽이 다른데다, 서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한국인 납치사건을 탈레반 쪽이 완전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23명 역시 최종 확인된 규모는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혼선은 계속되고 있다. 김성곤 국회 국방위원장은 22일 정부 현안보고 뒤 “1~2명 정도가 한국인이 아닐 수 있다는 첩보도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일부 외국인이 섞여 있다는 첩보가 있어 확인하고 있다”며 “정확한 현지 정보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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