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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피랍자들 어디서 어떻게 지내나

등록 2007-07-22 19:18수정 2007-07-23 02:00

피랍된 한국인 아프간 행적
피랍된 한국인 아프간 행적
아프간 당국 “억류추정지 완전 봉쇄”…위치는 안밝혀
현지 경찰 “음식·홍차 제공…인질중 의사 있어 처방도”
피랍된 한국인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22일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단 이들은 납치가 발생한 가즈니주 카라바그 서쪽 산악지대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은 이런 험준한 지형을 배경으로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가즈니주 남쪽의 칸다하르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납치 세력과 피랍자들이 있는 곳을 포위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간 당국은 위치를 함구하고 있다. 아프간 국방부는 “납치세력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봉쇄했다고 밝혀, 소재를 분명히 파악했음을 내비쳤다. 피랍자들이 몇 군데로 나뉘어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알자지라> 방송은 아프간 정부 관계자 말을 따 피랍자들이 2~4명씩 “7군데에 나눠져 있다”고 보도했다. 남녀를 따로 수용하고만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는 이날 한국인 23명은 대체로 건강하며 음식과 의약품을 제공받고 있다는 현지 경찰 말을 전했다. 그는 “그들은 음식과 홍차를

제공받고 있다”며 “인질 중에 의사가 있어, 탈레반은 그가 처방한 약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 방송도 한국인들이 “안전한 상태에 있으며, 식사를 하거나 수면을 취하는 등 건강상태도 양호하다”는 ‘탈레반 대변인’ 말을 전했다.

한편, 피랍자들의 이동경로가 아프간 안에서도 탈레반의 기세가 높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부주의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카라바그 경찰 총수는 한국인들이 치안당국에 이동경로를 알리거나 보호를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피랍자들이 탄 버스 운전사 말을 따 “한국인들이 여권과 신분 확인 문제로 경찰이 번거롭게 할까봐 알리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일정표로 보면 13일 출국한 이들은 10박11일 동안 카불~마자르이 샤리프~카불~칸다하르~카불에서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이동할 때마다 당국의 협조를 얻는 게 번거로울 수도 있고, 외국인 20여명을 현지 경찰이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조건이었는지도 불확실하다. 지난해 여름 한국인 1천여명이 참여해 카불에서 열려던 ‘2006 아프간 평화축제’를 아프간 정부가 취소시키고 참여 예정자들을 내보낸 점도 피랍자들이 당국에 신고하기를 꺼린 이유였을 수 있다.

하지만 피랍자들이 통과·방문하기로 한 남부나 남동부 지역은 나토군에 병력을 댄 나라들의 정부가 자국군 투입을 피하려고 신경전을 벌였을 만큼 불안한 곳이다. 아프간 정부군과 미군은 지난달부터 가즈니주에서 ‘마이완드’라는 작전명으로 1400여명을 투입해 탈레반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날에 전 주지사가 살해되는가 하면 현 주지사가 암살을 모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4월에는 탈레반이 가즈니주의 한 도시를 며칠간 점령하기도 했다. 카불과 칸다하르 사이에는 항공편이 있지만, 피랍자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위험천만한 1번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피랍자들의 목적지였던 칸다하르주는 탈레반의 온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4년 옛 소련군 철수 이후 탈레반 지도자인 물라 오마르가 이 곳을 기반으로 세력을 규합해 정권을 손에 넣었고, 2001년 미군 침공으로 쫓겨난 탈레반이 마지막까지 버티던 곳이다. 오마르는 탈레반 집권 기간에도 칸다하르에 머물렀다. 이달 들어서도 칸다하르와 접경한 헬만드주와 오루즈간주에서 자살폭탄 공격과 나토군의 공격으로 수십~10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아프간에서 일어난 외국인 납치·살해사건은 남부에 집중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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