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쪽 “2명 다 살해” 주장
주검 1구 발견…“머리에 총상” 보도
주검 1구 발견…“머리에 총상” 보도
한국인들보다 하루 앞선 18일 탈레반에 납치된 독일인 인질 두 명 가운데 한 명의 주검이 발견됐다. 이 인질이 ‘처형’됐는지는 19일 납치된 한국인들의 생사를 재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탈레반도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한국인들도 독일인들과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인질의 사망원인을 놓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으로 자청한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1일 독일군을 철수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2명을 모두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오후 12시5분과 1시20분에 한 명씩 차례로 죽였다는 것이다.
반면 아프가니스탄과 독일 정부는 독일인 인질 두 명 중 한 명은 지병인 심장병이 납치 스트레스로 악화돼 숨졌으며, 다른 한 명은 살아 있다고 주장했다. 두 나라 정부는 살아 있는 인질의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는 독일인들이 탈레반에 납치됐는지도 대변인을 자청하는 이들에 따라 “납치했다”, “납치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며, 인질들이 살해됐다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탈레반이 협박의 수위를 높이려고 허위정보를 흘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카불 서쪽 와르다크에서 독일인 납치자 주검 1구만 22일 발견됐으며, 사인이 무엇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에프페> 통신은 발견된 주검의 “머리에 여러 발의 총상을 있었다”는 아프가니스탄 내무부 소식통의 말을 22일 전했지만, 공식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어,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독일인 인질들이 처형됐다면, 한국인 인질들의 상황을 더 불길하게 만들 게 분명하다”고 21일 보도했다.
한편, 이번 인질 사태를 계기로 독일 안에서 철군 논란이 불붙고 있다. 독일군 3명이 지난 5월 자살폭탄 테러로 숨지고, 독일군이 전투지역으로 투입될 예정이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독일 의회가 10월 아프간 주둔 연장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독일 정부는 철군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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