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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 납치 5년간 15건중 8건 협상성공…5건피살

등록 2007-07-22 19:22

아프간정부 협조가 중요…여성은 석방 관행
탈레반을 중심으로 한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들은 2003년 이후 외국기업 노동자, 외교관,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15건의 외국인 납치사건을 일으켰다고 <로이터> 통신이 집계했다. 이번에 발생한 한국인과 독일인 납치사건을 뺀 13건 중 8건에서 피랍자들은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비극으로 결론났다. 외국인들을 납치한 탈레반의 요구는 대개 외국군과 외국기업의 철수였다. 따라서 자국민이 납치된 나라의 정부는 피말리는 협상을 벌여야 했다.

지난 3월 남부 헬만드주에서 납치된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기자 대니얼 마스트로쟈코모는 아프간인 통역사, 운전기사와 함께 납치됐다가 2주일 만에 풀려났다. 탈레반은 △이탈리아군 철수 △나토군의 탈레반 공격 중지 △탈레반 재소자 석방 등을 내걸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철군 가능성을 지렛대로 삼아 아프간 정부를 압박한 끝에 탈레반 고위급 재소자 5명을 풀어주는 대신 마스트로쟈코모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아프간인 운전기사는 살해됐다. 탈레반 재소자 석방에 대해 아프간 대통령 대변인은 “이탈리아와의 우호관계를 고려한 예외적 조처”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 쪽에서는 테러단체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깼다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4월에는 프랑스 구호단체 남녀 직원 1명씩이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납치됐다가 차례로 풀려났다. 당시 탈레반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프랑스의 철군 방안을 숙고하겠다”고 해 석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피랍자 출신국의 아프간전 개입 정도나 협상 진행과는 별개로, 탈레반은 납치된 이들이 여성이거나 무슬림인 경우 풀어주는 관행을 보이기도 했다.

살해된 피랍자 8명은 모두 외국기업에 소속된 기술자와 노동자들이다. 탈레반 등은 2천여명의 인도인 노동자들을 본국으로 돌아가게 하라고 요구하며 2005년과 2006년 인도인 2명을 살해했다. 영국인 기술자 1명과 터키인 기술자 1명도 각각 납치해 살해했다. 지난해 3월 탈레반은 헬만드주에서 독일 기업에서 일하는 마케도니아 출신 알바니아인 4명을 한꺼번에 살해하기도 했다. 역설적으로 피살자들은 대체로 아프가니스탄에 많은 병력을 주둔시킨 국가 출신이 아니다. 각국 정부의 협상력과 아프간 정부의 협조가 피랍자들의 구명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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