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활동 사진기자 김주선씨
아프간 활동 사진기자 김주선씨
한국인은 모두 선교사로 알아
협상시한 연장 좋은 신호지만
무사히 돌아올 가능성은 반반 “한국인 피랍자들은 아직 가즈니주에 남아 있으며 모스크 등에 분산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취재해온 프리랜서 사진기자 김주선(36·사진)씨는 22·23일 〈한겨레〉 전화통화에서 “가즈니주는 사막과 험준한 협곡으로 이뤄진 지역”이라며 “이곳에는 몽고계인 하자라족과 타지크, 파슈툰족이 섞여 있고 한국에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는 “협상 시한이 연장된 것은 좋은 신호지만 한국인 인질 전원이 무사히 돌아올 가능성은 반반이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씨는 탈레반이 지난 5월 나토의 공습으로 사령관 물라 다둘라가 숨지면서 사기가 약간 떨어진 상태여서, 인질 납치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탈레반이 여성을 살해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어 한국인 여성 인질들을 먼저 살해하지는 않겠지만, 인솔자 등은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탈레반으로선 “이들이 선교 활동을 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살해 명분으로 내세우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인 사이에는 한국인이 모두 선교사로 알려져 있다”며 “아프간인들은 지난해 한국 기독교단체가 아프간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려다 추방됐다는 소식을 라디오로 들어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피랍된 한국인들도 현지인들이 주로 타는 버스를 빌리고, 현지인으로 가장하는 등 나름대로 조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탈레반이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신이 탈레반 지역에 가면 탈레반과 직접 연락이 되는 아프간 기자 동료로부터 ‘너 온 것 알고 있다’는 연락이 곧바로 온다고 한다. 탈레반은 바그람 기지에 체니 미국 부통령이 극비리에 방문한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과거에는 텔레비전도 보지 못하게 하던 탈레반이 이제는 비디오,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언론을 최대한 이용한다”며 탈레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질구출 작전에 대해 “아프간 정부의 정보력이 만만치 않지만, 병력을 투입해 구출작전을 벌이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며 실행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가즈니주 지역에 대해 “정부와 탈레반이 반반씩 장악하고 있다”며 곳곳에서 탈레반의 기습과 다국적군, 아프간군의 소탕작전이 계속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 중 많은 이들이 평소에는 평범한 농부들이다. 누가 탈레반인지 겉으로는 알 수 없다. 탈레반의 핵심 병력은 파키스탄 산악지역의 캠프에 들어가 훈련을 받기도 하지만, 상당수가 너무 가난해서 한 달에 60~200달러를 받으려고 탈레반에 가담한다”고 소개했다. 김주선씨는 2006년 여름부터 1년 동안 카불을 중심으로 아프간 곳곳을 취재해 왔다. 폐결핵을 앓는 스물여섯살난 아프간 산모가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합병증으로 숨지기까지의 과정을 찍은 사진으로 최근 보도사진전인 프랑스 ‘페르피냥 포토페스티벌’에서 ‘휴머니티 르포르타주’ 부문 그랑프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협상시한 연장 좋은 신호지만
무사히 돌아올 가능성은 반반 “한국인 피랍자들은 아직 가즈니주에 남아 있으며 모스크 등에 분산 억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취재해온 프리랜서 사진기자 김주선(36·사진)씨는 22·23일 〈한겨레〉 전화통화에서 “가즈니주는 사막과 험준한 협곡으로 이뤄진 지역”이라며 “이곳에는 몽고계인 하자라족과 타지크, 파슈툰족이 섞여 있고 한국에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그는 “협상 시한이 연장된 것은 좋은 신호지만 한국인 인질 전원이 무사히 돌아올 가능성은 반반이며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씨는 탈레반이 지난 5월 나토의 공습으로 사령관 물라 다둘라가 숨지면서 사기가 약간 떨어진 상태여서, 인질 납치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탈레반이 여성을 살해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어 한국인 여성 인질들을 먼저 살해하지는 않겠지만, 인솔자 등은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탈레반으로선 “이들이 선교 활동을 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살해 명분으로 내세우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인 사이에는 한국인이 모두 선교사로 알려져 있다”며 “아프간인들은 지난해 한국 기독교단체가 아프간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려다 추방됐다는 소식을 라디오로 들어 다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피랍된 한국인들도 현지인들이 주로 타는 버스를 빌리고, 현지인으로 가장하는 등 나름대로 조심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탈레반이 미리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신이 탈레반 지역에 가면 탈레반과 직접 연락이 되는 아프간 기자 동료로부터 ‘너 온 것 알고 있다’는 연락이 곧바로 온다고 한다. 탈레반은 바그람 기지에 체니 미국 부통령이 극비리에 방문한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과거에는 텔레비전도 보지 못하게 하던 탈레반이 이제는 비디오,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언론을 최대한 이용한다”며 탈레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질구출 작전에 대해 “아프간 정부의 정보력이 만만치 않지만, 병력을 투입해 구출작전을 벌이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다”며 실행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가즈니주 지역에 대해 “정부와 탈레반이 반반씩 장악하고 있다”며 곳곳에서 탈레반의 기습과 다국적군, 아프간군의 소탕작전이 계속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 중 많은 이들이 평소에는 평범한 농부들이다. 누가 탈레반인지 겉으로는 알 수 없다. 탈레반의 핵심 병력은 파키스탄 산악지역의 캠프에 들어가 훈련을 받기도 하지만, 상당수가 너무 가난해서 한 달에 60~200달러를 받으려고 탈레반에 가담한다”고 소개했다. 김주선씨는 2006년 여름부터 1년 동안 카불을 중심으로 아프간 곳곳을 취재해 왔다. 폐결핵을 앓는 스물여섯살난 아프간 산모가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뒤 합병증으로 숨지기까지의 과정을 찍은 사진으로 최근 보도사진전인 프랑스 ‘페르피냥 포토페스티벌’에서 ‘휴머니티 르포르타주’ 부문 그랑프리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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