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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인질 돌보기 힘들어…조속 해결 기대”

등록 2007-07-23 21:43수정 2007-07-24 00:40

23일 밤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 있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이 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오자,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3일 밤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 있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이 협상 마감 시한이 다가오자,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피랍자들 억류 상황은

폭탄조끼 입고 감시…아침에 초콜릿으로 식사
“건강양호” 강조…구출작전 대비 옮겨다닌 듯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들은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으며, 신변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을 납치한 것으로 추정 되는 탈레반 쪽은 “그들(피랍 한국인)은 건강하고 양호한 상태”라는 사실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현지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도 22일(현지시각) “우리는 개로 하여금 사람을 물도록 하는 기독교도나 유대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23일 “아프간 당국 등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네트워크로 확인한 바 우리 국민이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3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사태가) 곧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우리가 그들을 돌보기는 매우 어렵다”며 탈레반이 유례 없이 많은 인질들을 억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도 내비쳤다.

하지만 탈레반 쪽은 구출작전을 할 경우 신변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경고를 내고 있다. 탈레반의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어떠한 무력의 사용도 인질의 목숨을 빼앗아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탈레반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라바그 지역 탈레반은 22일 아프간 현지 뉴스통신사인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에 “(피랍 한국인을 감시하는) 대원들은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있다”며 ‘삼엄한 감시’를 강조했다.

이제까지 확보된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보면, 탈레반 쪽은 피랍 한국인들을 철저히 감시하면서도 신체적 위해를 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의 경찰 담당자인 키와자 모하마드 사디크는 22일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에 한국인 피랍자들이 “음식과 홍차를 제공받고 있다”며 “인질 가운데 의사가 있는데, 탈레반은 그가 처방한 약을 공급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엔에치케이>(NHK)도 “한국인 피랍자들이 안전한 상태에서 식사도 하고 수면을 취하고 있다”는 탈레반 쪽의 말을 전했다. 탈레반 쪽은 피랍 한국인들이 23일 목욕을 하고 옷도 갈아 입었으며, 아침 메뉴로 초콜릿과 비스킷 등을 제공받았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앞으로 인질들에게 계란과 고기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피랍자들은 현재 여러 곳에 나뉘어 수용된 것으로 보인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21일 피랍 한국인들이 세 곳에 분산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아프간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7곳에 나눠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 자히르 아지미 장군이 22일 아프간 군·경과 정보요원 및 다국적군 병력이 카라바그 지역의 한 마을을 둘러싸고 있다고 밝힌 점이나 카라바그 부족들을 통한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피랍자들이 카라바그 지역의 산악지대에 억류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피랍 한국인들이 이송됐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피랍됐던 대니얼 마스트로자코모 이탈리아 기자는 석방 뒤 “15번이나 은신처를 옮겨 다녔다”고 말했다. 이번엔 피랍자 수가 워낙 많아 잦은 이송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탈레반 쪽이 아프간 정부의 구출 작전에 대비해 한두 차례 정도 억류 장소를 옮겼을 수도 있는 것으로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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