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탈레반 무장단체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중 8명이 석방되고 한 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거의 동시에 전해지면서 분당 샘물교회 주변은 일대 혼란 속에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날 오후 8시께부터 교회 2층 본당에 모여 석방을 기원하던 신도 1천여명은 오후 10시께 인질 중 한 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본당을 나오면서 '안돼! 안돼!'라고 소리치며 울음을 터뜨려 교회 안팎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또 일부는 "아직 외신보도만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제발 오보였으면 좋겠다"며 여기저기에 확인 전화하느라 부산한 모습을 보였으며 또 다른 사람들은 교회 로비로 들어와 뉴스속보를 보면서 얼굴을 감싸고 오열하기도 했다.
6개팀으로 나눠 피랍사태를 지원하던 교회 사무실 대책반에서도 남자 인질 한 명을 살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동안 밤샘을 하며 상황을 지켜보던 간사들이 책상을 얼굴에 묻고 울먹이는 등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교회 대책반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편 탈레반에 피살된 것으로 알려진 배형규(42) 목사의 교회 주변 집에는 처남 가족만 집을 지키고 있으며 처남은 취재진의 질문에 놀란 얼굴을 하면서 "더 이상 얘기할게 없다"며 문을 닫았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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