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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협상 결렬→석방→살해…정부 종일 긴박한 움직임

등록 2007-07-26 02:54수정 2007-07-26 02:57

청와대 ‘1명 피살’ 보도 직전 긴급회의
추가석방 협상 고려 공식확인은 미뤄
탈레반 무장세력의 한국인 납치 이레째인 25일, 정부는 급박한 사태 전개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저녁 때까지도 정부 당국자들은 각종 외신 보도에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물밑에서 인질의 단계적 석방 원칙에 합의하고, 1단계로 8명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한 때문이다. 탈레반 온건파 무장세력과의 부분 석방 협상이 이뤄지는 가운데 자칫 협상 상황이나 전략이 언론에 노출되면 협상에 중대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에 한차례 브리핑을 했을 뿐, 사건 발생 이후 계속해온 오후 브리핑을 건너뛰는 등 말을 아꼈다.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언론에 알려온 청와대도 오후 4시30분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었으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새롭게 발표할 게 없다. 좀 더 지켜보자”며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저쪽이 뭘 요구하고, 정부가 그에 어떻게 접근하고 대응하는지는 인질 석방을 위한 교섭의 핵심 전략”이라며 “외신 보도에 정부가 일일이 확인하고 대응책을 설명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께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무장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인질 가운데 8명이 풀려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자 청와대와 외교부는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8명의 인질 석방이 한국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단계적 석방원칙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서로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가시적 징표로 해석하며, 전원 무사귀환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그러나 곧이어 외신을 통해 한국인 인질 1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정부 당국자들은 표정이 경색됐고, 급박하게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외신의 ‘사망’ 보도 직전 청와대에서 긴급 대책회의가 열린 것으로 보아, 정부는 외교 경로 등을 통해 미리 ‘사망’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핵심 당국자는 “탈레반 내부에서 인질석방 협상을 놓고 이견이 심각하다. 상대적인 온건파가 8명의 인질을 석방하자, 탈레반 포로와 맞교환을 요구해온 강경파 쪽에서 그에 대한 반발로 한국인 인질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앞으로 협상이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밤 11시까지도 “아직 한국인 살해 여부가 최종 확인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협상 실패로 총격 살해했다’는 탈레반의 초기 주장과 ‘병으로 죽었다’는 아프간 정부의 설명이 엇갈리는 등 관계 자체에 혼선이 제기된데다, ‘살해설’이 앞으로 추가 인질석방 협상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사망자의 주검과 신원을 최종확인 할 때까지는 공식화가 어렵다는 정부의 고민이 반영된 것이다. 신승근 이제훈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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