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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친구 박원희 목사 “내 심장을 꺼내주고 싶은 배형규”

등록 2007-07-26 09:10수정 2007-07-26 11:38

25일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배형규 목사.(서울=연합뉴스)
25일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배형규 목사.(서울=연합뉴스)
선교회 홈피에 글…네티즌 눈시울
배 목사 사망 소식에 “왜 이런 일이…” 오열
얼마전 부인도 백혈병 환자에 골수이식 해

"내 목숨을 대신해 살리고 싶은 형제이며 내 심장을 꺼내주고 싶은 친구입니다."

아프간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26일 확인된 배형규 목사의 친구 박원희 낙도선교회(서울 동작구 사당동) 목사는 배 목사가 피살되기 전인 지난 20일과 21일 선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메시지에서 배 목사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 적고 있다.

배 목사와 같은 한양대 안산캠퍼스 84학번 동기인 박 목사는 '내 친구 배형규는...'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형규는 저의 심장을 꺼내주고 싶은 친구"라며 "내가 어려울 때는 쌈짓돈을 넣어주고 버스를 타고 가버리곤 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대학선교회에서 처음 만난 배 목사를 "형규는 후배들과 선배들을 늘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대로 지나가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런 형규와 같이 사모님(배 목사 부인)도 얼마 전 백혈병에 걸린 사람을 위해 골수 이식을 했다"며 "그리고는 성함이라도 알려달라는 환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영웅심리나 무용담으로 일하는 친구가 아닌데 (이를 몰라주는)수많은 인터넷 글들을 보면서 고통스럽고 마음이 아프다"며 "부디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사모님과 딸 아이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글을 맺었다.

그러나 박 목사의 이러한 애끓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배 목사는 끝내 살아돌아올 수 없게 돼 글을 읽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배 목사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26일 오전 박 목사는 전화통화에서 "남을 도와주는 일을 가장 즐겁게 생각했던 그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했다.

"형규는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자살하려는 청년을 설득해 생명을 구했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천성적으로 남을 돕는 일을 좋아해 처음엔 기업체 CEO가 되어 남을 도와주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 것으론 부족한지 배 목사는 대학졸업 후 3년간 S그룹에 근무하다 결국 신학대학원에 들어가 성직자의 길로 들어섰다.

박 목사는 "지난 봄 샘물교회에서 만나 얘기 한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이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아프간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확인된 배형규 목사의 친구 박원희 목사가 배목사가 피살되기 전인 21일 낙도선교회 홈페이지 올린 메시지.
아프간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확인된 배형규 목사의 친구 박원희 목사가 배목사가 피살되기 전인 21일 낙도선교회 홈페이지 올린 메시지.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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