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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 피랍자 가족 ‘피랍자 무사귀환’ 호소

등록 2007-07-26 17:32

아프카니스탄 피랍 가족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서 우리 정부와 아프카니스탄 정부, 탈레반 무장단체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낭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프카니스탄 피랍 가족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서 우리 정부와 아프카니스탄 정부, 탈레반 무장단체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낭독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한국 인질 배형규(42) 목사가 살해된 사실이 26일 오전 공식 확인된 가운데 피랍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호소문을 발표하고 애끓는 심정을 토로했다.

이는 탈레반이 최종 협상시한으로 이날 오후 5시30분을 제시했다는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의 보도를 의식, 탈레반 측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재차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랍자 제창희씨의 누나 미숙(47)씨가 "노무현 대통령님, 아프가니스탄 대사님, 미국의 부시 대통령님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23명의 가족들입니다"로 시작되는 호소문을 읽어내려가자 현장에 있던 17명의 가족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다.

가족들은 "우리 가족들은 봉사를 위해 그곳을 찾았습니다. 그곳의 아픈 이들을 치료하고 함께 어울리고 그들의 고통을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라며 "탈레반 여러분,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하고 헤아려 주십시오"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들은 "제발 그들이 가족들 품으로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십시오. 이제는 한사람도 빠짐없이 가족들에게 보내주십시오"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배형규 목사의 피살 대목에서는 가족들 모두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고 호소문 낭독에 이어 한 사람씩 돌아가며 탈레반 무장세력에 가족들의 무사귀환을 호소했다.

이영경(22)씨의 어머니 김경자씨는 "우리 딸이 피랍자들 중 가장 어리다. 이번에 딱 한번만 다녀온 뒤 내년에는 취업준비를 하겠다고 졸라 갔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나"라며 "겁도 많은 아이다. 제발 보내달라"고 흐느꼈다.

서명화(29.여), 경석(27)씨의 어머니는 "딸아이는 4년째 오지를 찾아다니며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다. 올해는 마침 남동생에게 '보람있는 일을 같이 해보자'고 권유해 함께 떠났다"며 "너무 안타깝고 하루 속히 돌아오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이에 앞서 가족들은 이날 언론을 통해 피랍 사태에 대한 정부의 방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랍자 가족대표 차성민(30)씨는 "현재로서 최선의 방책은 정부를 믿고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며 "가족들은 다시 중심을 잡고 서로를 위로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외교부 관계자들이 피랍자 가족을 방문해 1시간여 가량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갔다.

이에 대해 차씨는 "어제 일(배 목사 피랍)에 대한 정황을 설명하고 돌아갔다. 아직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 중인만큼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고 가족들도 외교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이 힘이 됐고 중심을 찾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탈레반 무장세력이 최종 협상시한으로 못박은 이날 오전 5시30분이 지나면서 가족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시 AIP가 최종 협상시한으로 보도한 오후 5시30분이 다가오면서 가족들의 표정은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고 취재진의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한편 이날 아랍계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가족들을 찾아와 1시간여 가량 취재를 벌였으며 가족들은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를 통해 탈레반 측에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인영 김병조 기자 mong071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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