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자료사진
3년전 ‘악몽’ 겪은 고 김신일씨 부모
“모두 무사했으면 합니다.” 2004년 6월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다가 피살된 고 김선일씨 부모 김종규(72)씨와 신영자(62)씨는 분당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가 끝내 피살됐다는 뉴스를 보고는 “가슴이 또 한번 무너져 내렸다”며 “나머지는 무사히 귀국했으면 좋겠다”고 거듭 말했다. 김씨 부부는 26일 샘물교회 신도들의 무사 귀환을 비는 기도를 하기 위해 지리산에 있는 한 기도원으로 가는 길에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김씨는 “선일이 때 악몽이 다시 살아나…”라며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이번에는 납치된 사람도 많고 정부에서도 적극 신경쓰고 나서 다들 무사히 돌아올 거라 믿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탈레반에 대해 “무슨 명분으로든 힘 없고 무고한 사람들을 납치하거나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며 “남은 사람들은 더 이상 해치지 말고 모두 무사히 돌려보내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어머니 신씨도 “부모 마음이야 다 같지 않겠느냐“며 “내 자식이야 이미 갔지만 이번에 납치된 사람들만큼은 꼭 돌려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김씨 부부는 배 목사 유족에게는 “무슨 말로 위로의 뜻을 전할 수 있겠느냐”며 “날마다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지난달 22일 김선일씨 사망 3주기를 맞아 평소 다니던 교회에서 가족, 신도들과 함께 간소하게 추모 예배를 올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이달 말까지 교회 신도들과 함께 지리산에 있는 한 기도원에서 샘물교회 신도들의 무사 귀환을 비는 기도에 들어갔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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