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레마 외무장관 “민간인 희생 커”…미국 정부 거절해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5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 군사 작전을 마쳐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달레마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의회 외교위원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이끄는 국제안보지원군(ISAF) 활동과 미국 주도의 ‘항구적 자유 작전’이 겹쳐 작전이 조화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민간인들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있다”며 “항구적 자유 작전은 종결시키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최근 탈레반을 겨냥한 군사 작전으로 민간인들이 숨진 것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달레마 장관의 발언은 아프간내 군사 작전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늘면서 다국적군의 활동 명분이 훼손되고 있다는 나토의 고민을 반영한 것이다. 이달 초 카불 주재 유엔 사무소는 올해 들어 아프간에서 민간인 600여명이 희생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에 의해 숨졌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날 달레마 장관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보도했다. 숀 맥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자주 무고한 민간인들을 방패막으로 이용한다”며 “항구적 자유 작전과 나토의 임무는 독립돼 있지만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에는 2003년 이후 나토가 주도하는 3만9천여명 규모의 국제안보지원군이 주둔해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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