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차르키 교도소
즉결처형·고문으로 악명높은 수용소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포로 23명은 아프간 수도 카불 외곽의 폴리차르키 교도소에 모두 수감돼 있다고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에이피> 통신은 지난해 2월, “탈레반과 알카에다 포로 등 1300명이 폴리차르키 교도소에 수용돼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수감자 중에서 탈레반과 알카에다 포로는 약 350명으로 알려졌다.
낡아 무너져가는 폴리차르키 교도소는 아프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곳이다. 1979~89년 옛 소련 침략기 및 1995~2001년 탈레반 집권 당시 이곳에선 즉결 처형과 고문이 벌어졌다. 8개 수용 구역 가운데 3개 구역만 사용되고, 수용 조건이 무척 열악하다. 인권단체들이 감시의 눈을 떼지 못하는 곳이다. 2006년 1월에는 재소자 7명이 방문객으로 위장해 달아나기도 했다.
탈레반 포로들은 카불 북쪽 바그람 기지 등에 있는 미군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감옥에도 수감된다. 인권단체들은 이 비밀 감옥에서 수감자 고문 등이 벌어진다고 비판해왔다. 주요 인물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로 옮겨지기도 한다. 지난 6월에는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히즈비 이슬라미 굴부딘(HiG)의 사령관 하룬 알아프가니가 관타나모로 이송됐다.
탈레반 병사는 1만~1만5천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현재 몇명이 붙잡혀 수감돼 있는지는 정확한 자료가 없다. 다만 최근 1주일 동안 다국적군의 거센 공격으로 탈레반 수백명이 숨진 점으로 볼 때, 수감자도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감자 석방 요구는 이슬람 정권 재수립을 목표로 ‘성전’을 벌이는 탈레반에게 인질 납치의 중요한 명분이자, 조직 유지의 수단이 되고 있다. 3월 피랍 이탈리아 기자와 맞교환 때는 현재 남부 야전 사령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수르 다둘라가 풀려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석방 요구자 명단에 2주일 전 체포된 가즈니주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이 포함됐다고 23일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석방을 원하는 포로에 알카에다 관계자가 끼어 있어, 아프간 정부가 석방을 거부했다고 26일 전했다. 김순배 박현정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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