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과 관련, 탈레반측 요구가 수시로 바뀌어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외국에서 잠입한 이슬람 과격파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가즈니주 당국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파키스탄인과 아랍인, 체첸인, 우즈베키스탄인 등 외국인 무장세력이 현장 주변에서 은신하면서 한국 및 아프가니스탄 정부와의 협상에도 개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탈레반의 배후에 외국인 무장세력이 있으며 협상을 이끌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 내용은 이미 중앙 정부에도 전달됐다"고 말했다.
가즈니주 출신 하원의원으로 이번 협상의 중개역을 맡고 있는 와히둘라 무자디디씨도 "25일 교섭 장소로 부터 돌아오는 도중 파키스탄인으로 보이는 무장세력의 총격을 받았다. 외국인이 (인질사건 현장인) 카라바그 지구에 은신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증언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탈레반측이 당초 한국군 철수 및 인질과 동수의 탈레반 대원 석방을 요구하다 인질 1명당 5명의 요원 석방,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 관계자 석방 등까지 요구하고 있는 데는 이들 외국인 세력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군 등을 상대로 지하드(성전)를 수행하기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와 있으며 이들은 반미.이슬람 원리주의자들로 그중에는 알카에다와 깊숙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카라바그 지구에서는 지난달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치안부대가 무장세력 소탕작전을 전개, 수명의 외국인을 사살하고 체포했다. 그러나 일부가 도주해 이 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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