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협상전략 주요내용
“아프간 정부 협상 시늉만 내”
“아프간 정부 협상 시늉만 내”
29일 탈레반 홈페이지 ‘뉴스’ 난에는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한국인 인질 석방에 대한 탈레반의 입장을 정리했다. 인터뷰 날짜는 밝히지 않았고, 인터뷰한 사람은 ‘주비르(바리알리)’라고만 돼 있다. 탈레반은 ‘성전의 목소리, 아프가니스탄 이슬람국가’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사이트를 통해 주요결정을 발표해 왔다. 아래는 인터뷰 요약이다.
-협상 진전은?
=(석방을 원하는) 동료 8명의 명단을 카불 행정부 대표단에 줬다. 우리의 전략은 한국인과 우리 포로를 2~3번에 나눠 교환하는 것이고, 첫번째 합의 뒤 나머지 한국인들이 교환될 것이다.
-왜 협상 진행이 느린가?
=우리 쪽의 문제는 없다. 상대방이 위기를 질질 끌려고 (협상하는) 시늉만 하고 있다. 첫째, 탈레반 포로는 우리가 아니라 미국 통제하에 있어서 한국인과 맞바꿀 수 없다고 한다. 둘째, 자꾸 시간을 더 달라고 한다. 셋째, 포로들이 고위급이라고 하거나 한국인을 조건 없이 풀어주라고 요구한다.
-24명의 포로 명단을 보내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탈레반 동료) 24명의 명단을 보낸 뒤 맞교환을 하지 않으면, 명단을 제출한 동료들을 (아프간 정부가) 괴롭힐 것이다. 또 대규모 인원의 맞교환이므로 상호신뢰를 쌓아 가며 천천히 해야만 한다. 우리는 카불 행정부가 적은 인원을 교환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싶다. 만약 (적은 인원도 맞교환) 할 수 없다면, 어떻게 대규모 인원을 맞바꿀 수 있겠나.
-카불 행정부는 탈레반이 단일 지도 아래 움직이지 않고, 돈이나 다른 것을 원한다고 의심하는데?
=탈레반을 모욕하려는 선전일 뿐이다. 한국과 다른 기관들의 압력을 줄이고, 탈레반이 해결을 원치 않는 것처럼 보여주려는 것이다. 카불 행정부가 석방자 명단을 달라고 해서 줬더니, 여기저기 삥삥 돌면서 (협상하는) 시늉만 하기 시작했다. 카불 행정부는 한국 정부가 이런 사실에 대해 알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 대표단에 우리와 직접 협상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우리는 상호신뢰를 위해 이미 명단을 제출한 8명과 맞교환을 원한다. 이 명단이 맞교환되면 또다른 명단을 제출하겠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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