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는 범죄행위” 비난하자 “아프간 민간인 희생엔 왜 침묵” 반발
“문명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을 부인했다.”
“왜 아프간 민간인 희생자에는 침묵하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를 비난하자,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교황은 29일 이탈리아 남부 교황 휴양지 카스텔간돌포에서 열린 주일 미사에서 “(납치는)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범죄행위”를 그만두고 인질들을 무사히 돌려보낼 것을 탈레반에 촉구했다.
아마디는 <아에프페>(AFP) 통신 전화통화에서 “아프간은 외국 군대에 의해 침략받았고, 그들이 무고한 민간인들을 폭격하고 있다”며 교황이 아프간 민간인의 희생에는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교황은 왜 (미군) 바그람 기지와 칸다하르 감옥에 수감된 아프간 여성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앞에 나서 말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교황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한 원론적 발언에 아마디가 당일 곧바로 반격한 것은 탈레반의 종교적 반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디는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포로의 맞교환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비슷한 논리를 폈다. 그는 최근 “수감된 우리 동료들도 아내와 가족이 있고 고통받고 있다”며 “왜 한국인 인질만 무조건 풀어주라고 하느냐. 우리에게도 동료의 석방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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