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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인질구출 군사작전 카드, ‘아직 꺼내기는…’

등록 2007-07-31 16:22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중인 한국인 남성 인질들이 잇따라 살해되면서 군사작전에 의한 인질 구출론이 서서히 표면화하고 있다.

이는 언제든지 끄집어 낼 수 있는, 말하자면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카드다. 하지만 인질들의 막대한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사용될 수 없는 최후의 수단이다.

인질 구출작전의 시점은 탈레반과의 협상이 완전 결렬로 판명나는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인질 석방을 위한 다른 루트가 봉쇄되는 순간 이 카드는 유력한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프간 정부 내에서 `군(軍) 작전 불가피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한다. 탈레반 측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군사카드' 왜 거론되나 =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측 협상이 극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탈레반 측이 아예 아프간 정부를 협상 상대에서 제외하려 할 정도다. 그만큼 협상은 험로를 걷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극히 어둡다.

이는 서로의 현격한 입장 차에서 기인한다. 탈레반은 구금중인 탈레반 무장대원 23명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프간 정부는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결국 인질이 석방되기 위해선 양측이 이 고비를 넘어서야 하나 현실적으로 타협안 도출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팽배하다.

탈레반 측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정부에 석방을 원하는 수감자들의 명단을 넘겼으며 이들의 석방이 곧 우리의 요구사항"이라며 "더 이상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 한 협상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협박성 경고이다.

이에 따라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에 유지돼 온 직.간접 협상 통로도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프간 정부도 협상 완전 결렬 이후를 대비하는 듯한 포석에 돌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무니르 망갈 아프간 내무차관은 "만약 대화가 실패로 돌아가면 다른 수단에 의존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다른 수단이 무력 사용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

미군과 나토가 주도하는 아프가니스탄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댄 맥닐 사령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탈레반과의 협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등 `군사 옵션'에 비중을 도는 표정이었다.

◇ 작전 돌입시 그 시점은 =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인질들에게 미칠 피해를 우려, 한국 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데다 아직은 극적 협상에 대한 기대감도 전혀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작전에 전격 돌입했다 인질들이 희생당할 경우의 후유증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협상 카드가 완전 소진된 이후라야 군사작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달 5-6일 열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간 정상회담도 변수이다. 탈레반이 요구하고 있는 탈레반 구금자 석방 여부, 군사적 대응 여부가 이 자리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때까지는 어떤 형태의 군사 작전도 보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까지와는 달리 여성 인질이 살해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는 인질 전원 살해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것으로, 어차피 인질들의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다면 군사 작전을 통해 인질 구출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히 힘을 얻을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 성공 가능성은 = 아프간 정부군과 ISAF가 인질 억류 지역 일대를 포위하고 있는 가운데 군사력 증강 배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정부는 미군의 지휘하에 훈련받은 720명으로 구성된 전문 특수부대를 현지에 파견키로 했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하지만 인질 구출의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우선 대규모 군사작전을 펴기에는 험준한 산악 지형 등이 걸림돌이다. 21명의 인질이 여러 곳에 분산 수용돼 있는 것도 `엔테베식 속전속결 작전'을 어렵게 한다.

탈레반 측은 인질 구출 작전에 상당히 주도면밀하게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들의 억류 지점도 정확치 않다.

가즈니주 정부 당국자는 "탈레반이 인질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감금해 왔지만 얼마 전부터 이들을 오토바이에 태워 이동시켜 2-3명씩 나눠 분산 수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NHK는 "탈레반이 인질들을 데리고 마을이나 산악지대, 지하 참호 등을 전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정부군과 ISAF가 아무리 전격 작전을 펴더라도 인질들의 안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디는 "만약 (인질 구출을 위해) 무력을 사용한다면 이는 인질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군사 작전 돌입시 인질들을 즉각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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