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피랍된 심성민(29)씨가 희생됐다는 비보를 들은 어머니 김미옥(60)씨가 31일 오전 링거주사를 꽂은 채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성남시 분당 피랍자 가족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나오며 흐느끼고 있다. 성남/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피살 심성민씨 주검 확인
정부 “재발땐 좌시안해”
정부 “재발땐 좌시안해”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13일째인 31일 피랍자 석방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아 추가 희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납치된 심성민(29)씨가 이날 살해된 사실을 확인한 뒤 성명을 내어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하고 인명까지 해치는 만행을 저지른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정부는 또다시 우리 국민들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미국과 외교군사적 협력도 더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각)으로 협상 시한을 다시 설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때까지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에 긍정적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인질 살해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며, (심씨) 살해는 순차적 살해의 첫 단계”라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그는 이 시한이 “최종 시한”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자신들과 접촉하지 않고 무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아프간 대통령궁 대변인은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수감자와 인질의 교환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프간 경찰은 이날 오전 가즈니주 주도 가즈니시에서 10㎞ 떨어진 안다르 지역에서 관자놀이에 총을 맞은 심씨의 주검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아프간 소식통의 말을 따, 탈레반이 일차로 석방을 요구한 수감자 8명은 최고위급은 아니지만 지역 조직의 사령관급이며, 모두 남성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30일 밤 피랍자 12명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본영 신승근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