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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심성민씨 관자놀이에 총상”…처참히 길에 버려져

등록 2007-07-31 22:41

AP “4~5곳 총상 뚜렷”…누운채 팔굽혀 얼굴 가리려는 자세
슬리퍼 신고 안경 쓴채로…‘살해 비보’ 11시간 뒤에야 발견
심성민씨의 주검은 가즈니주 가즈니시 서쪽 약 10㎞ 안다르 지구 아리조 칼레이 마을 길가에서 발견됐다. 피가 흥건한 심씨의 주검은 탈레반 무장세력의 잔혹함을 또한번 되새기게 했다.

주검 발견=심씨는 누운 채 팔을 굽혀 얼굴을 가리려는 자세였다. 머리와 얼굴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에이피>(AP) 통신은 “오른쪽 관자놀이에 총을 맞은 것 같다”고 전했다. 머리 아래로 피가 흘러 붉게 물들었다. 머리와 몸 4~5곳에 난 총상이 뚜렷했다. 흰색 바지와 흰색 바탕 푸른색 줄무늬 티셔츠 차림이었다. 슬리퍼를 신고 안경을 쓴 채였다. 그의 주검은 담요에 덮여 경찰 트럭 뒤편에 실렸다.

심씨의 주검 발견 소식은 31일 0시43분 한국에 알려졌다. 살해됐다는 비보가 날아든 지 11시간여 뒤였다. 외교통상부는 오후 2시20분 심씨의 주검을 공식 확인했다. 사진 속에서 활짝 웃는 심씨는 다시 웃을 수 없었다.

심씨의 주검은 앞서 희생된 배형규 목사의 경우처럼 바그람 기지 안 동의·다산부대로 옮겨졌다. 정부는 가족들과 협의해 심씨의 주검을 곧 한국으로 운구할 예정이다.

피말린 하루= 31일 새벽 1시38분(이하 한국시각), “한국인 인질 한 명이 추가로 살해됐다”는 보도가 외신을 타고 들어왔다. 4분 뒤, 피살자의 이름과 살해 시간이 전해졌다. “저녁 8시30분(한국시각 새벽 1시)에 아카보-47 소총으로 성신(심성민)이란 이름의 한국인 한 명을 살해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이었다. 전날 밤 “협상시한이 이틀 연장됐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잠시 내쉬던 터여서 충격은 더욱 컸다.

애초 탈레반은 이날 협상시한을 오후 4시30분으로 못박았다. “마지막이다. 이번은 심각하다”라고 위협했다. 시한이 다가왔지만, 협상 진척 소식은 없었다. 오후 1시41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칸다하르에서 카불로 철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후 4시30분. 결국 협상시한이 종료됐다. 그러나 아무 소식이 없었다. 불안한 침묵이 계속됐다. 아마디 대변인의 전화도 꺼져 있었다. 시한을 이틀 더 연장해 달라는 아프간 정부의 요구는 이미 거부당한 상황이었다. 오후 6시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는 탈레반 사령관의 말이 날아들었다. 가족들은 초긴장 상태였다.

저녁 7시45분, 시한 4시간 연장 소식에 가족들은 마음을 졸이면서도 최악의 사태만은 생기지 않기를 기도했다. 이어 밤 10시35분, 시한 이틀 연장 요구를 탈레반이 수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조금 수그러들었다. 그것도 잠시. 세 시간 뒤 날아든 인질 추가 살해 비보에 가족들의 가슴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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