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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전략변화 시사 무얼 노리나

등록 2007-08-01 07:14

군사작전 차단, 지연전술 속 협상압박 속셈인듯

탈레반 무장세력이 전략변화를 시사하며, 한인 인질들의 살해를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한인들의 납치와 억류에 직접 관여한 고위 탈레반 지휘관은 "우리의 전략이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인질들의 살해를 중단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미국 CBS방송이 31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지휘관은 또 C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여성 인질들의 석방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전날 남성 인질 심성민씨를 무참히 살해하며 잔혹함을 드러냈던 탈레반이 갑자기 이처럼 유화적인 태도로 돌변한 저의는 무엇일까.

우선 현재의 위기상황을 계속 끌고 가겠다는 지연전술의 의도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탈레반 지휘관 스스로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가 "극도의 압력 아래에 놓여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계속 이런 상황에 놓여 위기가 당분간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번 사태의 주모자로 알려진 가즈니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사비르 나시르도 "아프간 정부는 우리를 자극해서 인질들을 일거에 살해에 사태를 끝내고자 한다"고 말해 자신들은 사태의 조기해결을 갈망하는 아프간 정부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탈레반은 또 이미 2명의 인질들을 살해한 상황에서 숨돌릴 틈도 없이 추가 살해를 자행할 경우, 더 이상의 인명 살상을 막기 위한 기습 군사작전을 자초할 가능성이 있음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질들을 더 이상 죽이지 않고, 여성 인질들은 풀어줄 수도 있다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혹시 가해질 지도 모를 군사작전을 미리 차단하려는 효과를 노렸음직 하다.

탈레반은 이 같은 지연전술을 구사하면서 본격적인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의도도 숨기지 않고 있다.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그동안 아프간 정부의 방해로 한국 관리들과의 직접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한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CBS는 전했다.

자신들이 인질을 추가 살해한 것은 아프간 정부가 한국측과의 직접 협상을 가로막으면서 죄수 석방 약속을 지키지 않은채 자기들을 기만했기 때문이라고 나시르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가 처음으로 탈레반측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혀 그들이 의도했던 한국측과의 직접 협상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추가 인질을 살해한뒤 일단 협상국면이 조성된 만큼 일단 더 이상의 인질 살해를 멈추고, 여성 인질들의 석방 제스처도 한편으로 취하면서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를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탈레반은 이와 함께 인질들의 건강이 악화돼 그대로 뒀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노련함도 보이고 있다.

아마디는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중해 적절한 처방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며 "이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아프간 정부가 우리의 요구(수감자 석방)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진지한 협상을 압박했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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