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측의 만류로 아프가니스탄과 미국 방문의 뜻을 접은 피랍자 가족들은 차선책으로 파키스탄 방문을 선택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피랍자 가족들은 3일 이슬람 사회에 인질들의 석방을 호소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가고싶다는 뜻을 밝히고 이날 오후 2시께 가족 대표 4명이 서울 외교부 청사를 방문, 당국자를 만나 현지 방문을 위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외교부로부터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한 채 오후 3시30분께 경기도 성남 분당타운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로 돌아왔다.
가족모임 부대표 이정훈(29)씨는 "외교부 당국자는 `가족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논의중'이라며 확답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부는 `파키스탄行'에 사실상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프간과 미국 방문 좌절에 이어 파키스탄행까지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가족들은 답답하고 실망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비자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정부 협조 없이 가족들끼리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며 "정부에서 치안 문제로 방문 지역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안전한 곳으로 가려고 했는데..."라며 실망감을 토로했다.
피랍자 가족들은 정부가 아프간 피랍사태 해결을 위해 탈레반측과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협상 결과만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나름대로의 노력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계속되는 난관에 더욱 답답해 하고 있다.
가족들은 현재 파키스탄 방문과 관련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사무실 문을 굳게 닫고 대책을 논의중이다.
한편 이날 오후 1시께 국제사면기구(엠네스티 인터내셔널) 관계자 3명이 가족 모임 사무실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 등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후 1시께 국제사면기구(엠네스티 인터내셔널) 관계자 3명이 가족 모임 사무실을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 등 사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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