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컬러스 번스 미국 국무부 차관은 2일 “한국 국민의 걱정과 원망, 고민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인질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모든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번스 차관은 국무부 청사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등 5당 대표로 구성된 국회 방미단과 1시간 동안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아프간, 미국, 유엔이 공동의 입장을 갖고 끈기를 잃지 않고 탈레반의 심리전에 이용당하지 않으면 반드시 승리하리라고 확신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면담 뒤 “번스 차관이 미국은 역대 인질교환의 부작용 등을 고려해 원칙을 지속하면서도 또다른 접근 방법도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미국은 한국 및 아프간 정부와 100% 정보를 공유하면서 또다른 창의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아프간처럼 산악이 험준한 지역에서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하며 평화적인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번스 차관은 군사작전 문제는 주권국가인 한국과 아프간 정부가 논의할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국회 방미단은 번스 차관과 면담하기에 앞서 인질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5당 대표가 똑같은 심정으로 전대미문의 인질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인질의 무사귀환을 촉구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와 한나라당 박진·김충환, 열린우리당 선병렬, 무소속 채수찬 의원 등 모두 8명이 참석했다. 방미단은 번스 차관을 비롯한 미국 정·관계 인사들을 만난 뒤 유엔을 찾아 반기문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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