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성 이질 등 내과질환 악화 추정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질로 잡혀있는 한국 여성 2명의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3일 교도통신과 전화 통화에서 "여성 인질 2명은 건강한 사람들처럼 먹을 수 없으며 걸을 수도 없다"며 "이들이 움직이려면 누군가의 부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지난 29일에도 아프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여성 2명이 병세가 깊고, 일부 사람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갑자기 울부짖기도 한다"며 "이는 현지 기후와 음식이 피랍자들의 몸에 맞지 않아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피랍자들의 건강이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은 유정화(39.여)씨가 29일 로이터통신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더 이상 견디기 어렵고 모두 아프다"라고 말한데서도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탈레반 측은 임현주(32.여)씨와 미국 CBS 방송과의 전화 통화 뒤에 모두가 아프다는 임씨의 말을 부인하며 "여성들은 모두 건강하며 아픈 사람은 단 한 명의 남자 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의학 전문가들은 피랍자들이 보름이 넘는 피랍 생활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한계점에 달했으며, 이렇다할 의약품이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조그만 질환도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피랍자들이 억류된 카라바그 지역은 해발 1천500m가 넘는 사막 지대로,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해 설사와 고열 등 세균성 이질 증상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또 탈레반이 은신 장소 노출을 피하기 위해 여러 곳을 옮겨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강행군에 따른 육체적 부담과 스트레스도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의 한 선교사는 "식수가 가장 걱정"이라며 "한국인들은 체질적으로 한번 이상은 이질에 걸린다"고 말했다. 인질들을 치료하기 위해 접근을 시도했던 아프간 수도 카불의 민간 병원 원장인 하심 와하즈도 인질 2명이 내과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해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아프간 등 오지로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온 구호단체 회원들은 "피랍자들이 체력적으로 더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미 지병이 있는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랍자 가운데 유경식(55)씨는 2년 전 갑상선 암 수술을 받았고, 김지나(32.여)씨는 척추질환을 앓고 있어 가족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탈레반 측이 피랍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약품이 마약의 일종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구호단체의 봉사단원은 "아프간 정부는 마약 생산을 금지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경제 악화로 양귀비를 생산, 판매한다"며 "별다른 의약품이 없는 탈레반은 피랍자들에게 진통제로 양귀비를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의학 전문가는 양귀비 꽃에 든 생아편은 지사제로 효과가 있지만 그럴 경우 장염 등 더 중한 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복용하면 마약 중독 증상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아프간 정부를 통해 피랍자들에게 전달할 해열제, 진통제 등을 제공했으나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의 접촉 실패로 의약품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faith@yna.co.kr (서울=연합뉴스)
또 탈레반이 은신 장소 노출을 피하기 위해 여러 곳을 옮겨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강행군에 따른 육체적 부담과 스트레스도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의 한 선교사는 "식수가 가장 걱정"이라며 "한국인들은 체질적으로 한번 이상은 이질에 걸린다"고 말했다. 인질들을 치료하기 위해 접근을 시도했던 아프간 수도 카불의 민간 병원 원장인 하심 와하즈도 인질 2명이 내과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해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했다. 아프간 등 오지로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온 구호단체 회원들은 "피랍자들이 체력적으로 더 버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했다. 더욱이 이미 지병이 있는 경우에는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랍자 가운데 유경식(55)씨는 2년 전 갑상선 암 수술을 받았고, 김지나(32.여)씨는 척추질환을 앓고 있어 가족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탈레반 측이 피랍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약품이 마약의 일종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구호단체의 봉사단원은 "아프간 정부는 마약 생산을 금지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경제 악화로 양귀비를 생산, 판매한다"며 "별다른 의약품이 없는 탈레반은 피랍자들에게 진통제로 양귀비를 주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 의학 전문가는 양귀비 꽃에 든 생아편은 지사제로 효과가 있지만 그럴 경우 장염 등 더 중한 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간 복용하면 마약 중독 증상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아프간 정부를 통해 피랍자들에게 전달할 해열제, 진통제 등을 제공했으나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의 접촉 실패로 의약품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fai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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