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주도의 다국적군이 감행한 탈레반에 대한 대규모 공습 결과 무고한 시민들이 다수 희생됐다는 논란이 일면서 5-6일로 예정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5일 보도했다.
미군은 지난 2일 탈레반 고위 지휘관 회의가 열린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지방 바그란의 탈레반 거점을 공습했다. 아프간 국방부는 이 공습으로 헬만드 지방의 탈레반 사령관 물라 라힘을 비롯해 3명의 탈레반 고위인사와 수십명의 탈레반 저항세력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다.
미군측은 이날 공습의 목표가 탈레반 지휘관 2명을 겨냥한 것으로 공습은 정밀폭격방식으로 성공리에 이뤄졌으며 무고한 아프간 시민의 사망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나토(NATO)와 아프간 군 관계자도 민간인 희생은 극히 적었으며 병원에 실려간 이들은 모두 성인 남성이었다고 강조했다.
공격에 참여한 영국군의 찰리 마요 중령은 희생자 가운데 여성이 없었다는 점을 들며 "우리가 탈레반 고위지휘관 회의를 폭격했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헬만드 경찰과 지역 의원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이날 공습으로 인해 많은 민간인 희생이 있었다는 것. 공습 당일 탈레반이 마을 사람들을 동원해 간첩 협의를 받은 2명의 교수형 집행을 보도록 했고 그 때 미군의 폭탄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적어도 시민 40여명이 병원에 실려갔다는 것이 현지의 주장이다.
신문은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다국적군측의 공습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거듭 촉구해왔다고 상기시키며 이 부분이 아프간 정부와 다국적군의 가장 큰 마찰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알카에다 지도부와 탈레반을 척결한다는 유일한 목표로 아프간을 '전장'(戰場)으로 다루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프간 정부 관리와 인도지원을 펼치는 활동가들은 올들어 외국군에 의해 숨진 아프간 민간인이 350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런던에 소재한 국제전략연구소 아프간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랭톤은 부시-카르자이 회담에서 카르자이 대통령이 외국 동맹들과 협력할 수록 국민들의 지지는 떨어지는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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