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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한-탈레반 대면협상 지연…미·아프간 ‘원칙 고수’

등록 2007-08-05 16:07

<아사히신문> “한국, 구금자 석방 응할 수 없어”
탈레반 내부 ‘조기 결론’ 주장 제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이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구금자 맞교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 대면협상도 장소를 선정하지 못해 지연되는 등 한국인 인질 억류사태가 5일 해결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는 탈레반 측과의 전화 협상에서 구금자를 석방해 달라는 탈레반 측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보도해 주목된다.

이는 테러리스트와의 협상 불가라는 국제 사회의 원칙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나 탈레반 측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아프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무력사용을 배제하지 않도록 하는 강경 조치들을 주문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아프간 남부 헬만드 주(州)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공습으로 탈레반 무장세력 1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탈레반에 대한 간접 압박 공세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한국측은 전화협상에서 "우리가 (구금자 석방을 하기는) 역부족이다. 당신들의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탈레반 측에 통보했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 일원인 가즈니주 출신 국회의원 마흐무드 가일라니는 AFP통신에 "미국이 수감자 맞교환에 반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프간 정부의 방침에도 어긋난다"고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이 구금자 석방을 계속 요구할 경우 한국인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 옵션'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으나 한국 정부와 탈레반 간 대면 협상을 앞두고 탈레반 측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워싱턴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한국 정부 동의 없이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의 말을 빌어 "인질들이 1명씩, 적어도 500m 떨어진 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탈레반 측이 군사행동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탈레반 내부에서는 21명의 인질을 마냥 억류할 수 없다는 주장과 함께 "전부 살해하든지, 석방하든지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이에 탈레반 현지 사령관은 "앞으로 며칠 더 참으라"고 지시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보도해, 한-탈레반 협상 결과가 이번 사태 해결 여부에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디는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에서 협상 장소에 대해 "유엔이 안전을 보장하는 곳이 가장 적합하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아직 적합한 장소를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자신의 이름을 '싱 조-힌(Sing Jo-Hin)'이라고 밝힌 한 여성 인질은 아마디의 주선으로 이뤄진 AFP와의 통화에서 "인질들의 건강이 좋지 못하며 저들(탈레반)이 우리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모두 공포 속에 지내고 있다"면서 조속한 구명을 호소했다.

김재홍 강훈상 특파원 hjw@yna.co.kr (워싱턴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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