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을 납치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정부가 개최할 예정인 대규모 '부족회의(Jirga)'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탈레반은 5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를 통해 발표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슈라' 명의의 성명을 통해 "아프간과 파키스탄이 추진중인 '평화 부족회의(Peace Jirga)'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연합군의 아프간 지배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이번 부족회의를 '아프간의 적들이 꾸민 음모'라고 규정하면서 "아프간은 그 동안 미국 군대에 점령당했으며, 미군은 아프간 국민들에게 미래를 결정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탈레반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민들이 이번 부족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성명은 덧붙였다.
오는 9일부터 사흘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열리는 이번 부족회의에는 양국 대통령 등 고위 관리와 거물급 정치인, 부족원로 등 7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이 회의에서는 양국의 관심사는 물론 탈레반 등 테러세력에 대한 공동 대응반안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여 사실상의 대 탈레반 대응기구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회의에 탈레반은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또 신화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서변경주(NWFP)의 일부 부족 대표들은 지역내 평화 해결이 우선이라며 참가를 거부했다.
한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지난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반 탈레반 공동기구를 창설키로 합의한 바 있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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