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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정부 “창의적 해법” 외치지만 돌파구 못찾아 고심

등록 2007-08-05 19:51수정 2007-08-05 23:27

‘군사작전 배제’만 미국과 공감대 형성
정부, 국제여론 조성·직접 협상 주력
미 ‘창의적 외교’는 최대 압박에 초점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창의적 의견을 많이 내놓으면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특사 활동 보고를 받은 뒤 내린 지시다. 노 대통령의 이런 ‘창의적 해법 모색’ 주문엔, 사태 해결의 활로를 열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고민이 짙게 배어 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미국 쪽에서도 ‘창의적 외교’ 방침이 거듭 제기됐다. 존 데일리 미국 국무부 테러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각) 방미 중인 한국 국회 5당 원내대표들을 만나 ‘창의적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차관도 이 방안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그러나 미국 쪽은 ‘창의적 외교’의 구체적 내용이 뭔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이 거론한 ‘창의적 방법’과 미국 쪽의 ‘창의적 외교’는 양국 정부의 처지만큼 그 내용이 다를 수 있다. 공통분모도 있긴 하다. 현 단계에서 군사작전 배제가 그것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 쪽의 ‘창의적 외교’ 언급은 일단 군사작전 카드를 유보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협상을 통해 인질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번스 차관은 국회 원내대표단에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 개입”과 “전면적 협력” 방침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 쪽은 일단 ‘인질-탈레반 수감자 교환’ 방안에 대해선 반대 태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오히려 한국 쪽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내 손자가 잡혔어도 탈레반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톰 랜토스 하원외교위원장의 발언이나, “한국은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글로벌한 시각을 지닐 필요가 있다”는 캐서린 스티븐스 국무부 차관보의 발언이 대표적이다. 미국 쪽이 말하는 ‘창의적 외교’는 일단 군사적 압력까지 포함한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 협상력을 올리는 데 주안을 두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는 주말을 거치며 눈에 띄게 공개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조직하는 한편, 탈레반 쪽과 직접 교섭 창구를 뚫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사태의 추가 악화를 막으려면 탈레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탈레반 쪽과 대화·협상이 가능한 수준으로 접촉 방식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사태 해결에 필요한 절충의 여지를 탐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쪽도 “탈레반에게 압력을 가하자는 것이 큰 틀”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런 압력을 바탕으로 “납치 단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시켜 그들로 하여금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에 대해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탈레반 쪽과 ‘직접 대화’의 형식과 장소 문제 등을 둘러싼 협의는 장기화될 전망도 나온다. 이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라는 깊은 늪에 빠질 우려를 제기하는 한편으로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안정화하는 측면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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