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은 한국인 납치 이후 여성 인질들의 언론 인터뷰를 잇따라 알선했다.
테러 집단이 흔히 구사하는 심리전의 일환이다. 이번 인질 사태의 경우 여성들만 `등장'시킨 것이 눈에 띈다. 호소력이 크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은 그간 연합뉴스 등 여러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인질들과의 주요 인터뷰 내용.
▲미국 CBS방송(임현주씨.7월26일) =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가급적 빨리 이 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한다. 우리 모두는 매우 아프고 건강이 아주 좋지 않다. 처참한 상황에 빠져 있으며 하루 하루를 매우 어렵게 보내고 있다. 남녀가 격리돼 있어 남성 인질이 살해됐다는 것을 몰랐다.
▲로이터통신(유정화씨.7월28일) = 우리는 피곤하고 이곳 저곳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몇 개 그룹으로 분리된 채 억류돼 있고 서로를 잘 모른다. 우리는 탈레반과 정부에 대해 우리를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
▲중앙일보(이지영씨.7월30일) = 무엇보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4명이 같이 있다. 남자 1명, 여자 3명이다. 2~3일에 한번씩 장소를 옮기고 있으며 동굴이 아닌 민가에 억류돼 있다. 탈레반과 의사소통이 잘 안돼서 손짓 발짓으로 하고 있다.
▲AFP통신(신원 미확인.8월4일) = 그들은 우리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이들은 매우 위험하다. 죽고 싶지 않다. 우리 대부분 모두 아프다. 상태도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우리는 정말 집에 가고 싶다. 전쟁은 안된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진짜 위험에 처하게 된다.
▲연합뉴스(임현주씨.8월5일) = 인질 모두 아프고 한국에 가서 가족을 보고 싶다. 모든 게 좋지 않다. 아픈 정도에 따라 4명씩 나눠 억류됐다. 한국정부와 교황, 한국의 교회(샘물교회)가 탈레반에서 우리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또 탈레반이 총구를 몸에 대고 한국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를 죽이겠다고 위협하기도 한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 (두바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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