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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한국인 인질사태 조기해결 물건너가나

등록 2007-08-06 07:29

미 이어 카르자이도 `인질-수감자 맞교환 카드' 공식반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5일 오후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시작된 가운데 결국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억류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못하고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 인질과 아프간 정부의 탈레반 `포로'를 맞교환하자는 탈레반 요구를 미국에 이어 아프간도 공식적으로 반대, 현재로선 인질-포로 맞교환 방식에 의한 사태해결을 기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카르자이 "납치 더 조장 협상 안돼" =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한국인 인질 21명의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겠다"고 약속하면서도 납치를 더 조장하는 협상은 안된다고 잘라 말하며 인질과 포로의 맞교환을 거부했다.

이로써 카르자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설득해 주길 바랐던 인질 가족들의 희망은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물론 이미 아프간 정부가 이 같은 입장을 밝혀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어느 정도 예고됐다는 점에서 놀랄 일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의 발언은 `인질-포로 맞교환 카드'가 물건너간 것임을 확인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안타깝게 받아들여진다.

이번 인질사태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직접 언급은 없지만 앞서 미 정부 및 의회 고위인사들은 이미 최근 미국을 방문한 5당 대표들에게 테러범들에게 양보나 협상은 없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었다.


인질과 포로의 맞교환 카드가 이번 사건을 가장 조속히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었다는 점에서 인질 가족들의 실망감은 무척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질사태 장기화 불가피해지나 =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인질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인질-포로 맞교환 요구' 거부가 공식화될 경우 현재 한국 정부와 탈레반간에 논의되고 있는 대면(對面)협상도 모멘텀을 잃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또 탈레반은 추가 인질 살해를 위협하거나 실제 이를 행동으로 옮기며 한국 정부를 다시 압박할 것이다.

따라서 탈레반이 인질석방을 위한 전제조건을 바꾸지 않는 한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지고 인질들과 가족들은 더 큰 불안에 사로잡히게 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병세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인질 2명의 건강이 우선 걱정된다. 탈레반이 아프간측 의사들이 제공한 의약품을 수용하기는 했지만 인질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고, 의약품을 전달 받는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효험이 있을 지도 장담할 수 없다.

◇탈레반-한국정부 대표간 직접 협상 중요 = 전문가들은 사태의 악화를 막기 위해선 탈레반과 한국 정부 대표간 직접 협상 채널이 유지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탈레반들이 인질들에게 추가 위해를 가하는 막가파식 행동을 최대한 설득하고 협상의 고리를 이어가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인질-포로 맞교환을 요구했던 탈레반이 포로 구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실리적인 측면으로 인질석방 조건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그 경우 협상의 돌파구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것.

이외에 미국 정부가 밝힌 `창의적 외교'의 구체적인 내용과 미국이 아프간에서 전개하는 군사작전활동도 이번 사태 해결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군사작전활동의 경우 탈레반을 효과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반면에 탈레반으로 하여금 이판사판식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대처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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