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유력 일간지 <더 뉴스>의 유수프자이는 9·11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을 두 번, 탈레반의 창시자 물라 오마르를 12번 인터뷰한 탈레반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전문] 가즈니주 지역사령관 압둘라 인터뷰
아프간 가즈니주 카라바그에서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 사령관인 압둘라는 자신의 이름은 ‘압둘라 잔’이 아니라 ‘압둘라’라며 입을 열었다. 페샤와르에서 7일 아침 10시(한국시각 오후 2시반) 위성전화를 통해 연결된 인터뷰에서 그는 “언론이 나를 왜 압둘라 잔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리는 손짓발짓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 우리 모국어는 파슈툰어이고, 그들의 모국어는 한국어다. 우리는 다리어도 쓰는데 한국인 몇명이 다리어 몇 단어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손짓발짓이 최선의 의사소통 방법이다”
인질들과의 의사소통을 설명한 그는 자신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자세한 설명을 거부했다. “나는 탈리브(종교를 공부하는 학생)이고, 가즈니주 출신이다. 우리 정책 원칙도 있고 해서 내 자신을 치켜올리고 싶지 않다. 내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내가 종교학교를 나왔고, 아프간에서 탈레반으로 싸워왔다는 것이다.”
“피랍 한국인들 손님으로 대접 손질 발짓으로 의사소통”
-여성을 납치하는 것은 이슬람과 아프간 전통에 반하는 것이 아니냐? =(침착한 목소리로) 우리 조국은 미국과 미국의 동맹들에 의해 침략됐다. 아프간에 군대를 보내고 미국을 도운 모든 나라들은 우리를 억압하고 있어 적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탈레반은 모든 외국인들과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을 돕는 아프간인들이 우리 전사들의 정당한 공격 목표라고 여러번 밝힌 바 있다.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도 여군과 여성 지원인력이 있다. 아프간은 현재 전쟁중이고 우리는 반 이슬람, 반 아프간적인 목적을 갖고 이 나라에 들어온 모든 외국인들을 공격할 권리가 있다. -피랍된 한국인 23명은 군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아프간에 부족한 의료 분야에서 도움을 주려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냐? =그들은 아프간 무슬림들을 기독교로 개종하려는 기독교 선교사였다. 그들은 아프간 사람들의 가난과 비참함을 선교 목적에 이용하려 했기에, 그들의 의도는 결코 순수하지 않았다. - 당신도 어머니와 부인, 여자 형제와 딸이 있지 않은가? 만약 가족 중 여성이 납치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억류된다면 어떻게 느끼겠는가? = 그렇다. 나도 가족 중 여성이 많다. 또 모든 아프간 여성들은 나의 친척이고, 어머니나 여동생, 딸로 여긴다. 미국은 아프간 여성들을 체포해왔고 그들을 아프간 내 바그람 기지 내의 감옥 등에 투옥하고 있다. 그들은 학대당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도 무슬림 여성들이 체포돼 바그다드 아부그라이브 감옥 등에서 갖은 학대와 모욕을 당하고 있다. 왜 미국은 여성 수감자들의 학대에 대한 비판을 받지 않고 있는가. 우리는 인질들을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다. 우리 능력 내에서 음식과 그들이 필요한 것을 최대한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들 중 몇몇이 아픈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곳처럼 가혹한 자연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두명을 죽인 것을 후회하지 않는가? =우리는 옳은 일을 했다. 우리 동족들이 죽음을 당하고 감옥에 갇히고 있다. 수많은 탈레반 전사들이 감옥에 갇혀 있다. 그들의 석방을 위해 어떤 수단을 써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탈레반은 수천마일 먼곳에서 우리 나라를 침략해 자존심 강한 아프간 사람들의 무릎을 꿇리려는 미국을 상대로 조국을 방어하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 “미국의 여성 수감자 학대 왜 비판받지 않나”
“탈레반 전사 석방을 위해 어떤 수단 써도 정당” (기자에게 말을 돌리며) 한국의 언론은 현 사태를 어떻게 보냐, 외신들 반응은 어떤가. -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그리고 아프간 내부 여론도 한국의 봉사자들을 납치하고 비무장한 이들을 두명이나 살해한 데 대해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 그런데, 언론은 자세히 모니터하고 있느냐, 탈레반에 대한 비판의 강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느냐. =모든 언론 보도를 추적하지는 않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내 폭력으로 비판받는 것은 알고 있다. 불행하게도 언론은 반 탈레반적이고 대부분 서구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 국제 언론은 왜 탈레반과 아프간 사람들이 미국 주도의 점령군과 전투를 벌이는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점령군은 탈레반 정부를 무너뜨리고 꼭두각시 정부를 세웠다. 그들은 우리 내정에 간섭하며, 우리의 종교와 문화적 가치를 바꾸려 한다. 우리는 명예를 지키고 종교와 조국을 위해 싸울 정당한 권리가 있다. - 납치 당시 상황을 얘기해달라. = 우리 군대가 외국인이 가득 찬 버스가 카불에서 떠나 가즈니주를 거쳐 칸다하르로 가려고 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 그들이 한국인인지 몰랐고, 버스 안에 여성들이 있는지 여부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탈레반은 항상 카불-칸다하르 고속도로상에서 외국인들을 찾고 있고, 기회만 있다면 그들이 군인인지 구호단체 사람들인지 가리지 않고 공격을 해 납치할 준비가 돼있다. 우리의 정보원들이 아프간 정부와 경찰의 움직임을 항상 자세히 감시하고 있고, 탈레반 전사들은 그들을 공격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틀전 한국 협상단과 통화한 한국 여성의 신원을 확인해달라. =여성 인질 한명인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한국 이름은 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매우 어렵다. -약품은 전달받았나. =한 민간기구 소속의 와하지 박사라는 사람으로부터 아픈 한국인들에게 약품이 전달될 것이란 말을 들었다. 기다렸지만 약은 오지 않았다. 가즈니주의 아프간 정부 당국자들이 비행기로부터의 약품투하 등을 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압둘라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쪽과 탈레반 협상단이 월요일 저녁에 위성전화를 통해 직접 통화했다며 사태 해결에 큰 희망을 보였다. “한국인들과 화요일 오전 11시(한국시각 오후 3시반) 다시 통화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고 대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또 탈레반은 협상 진전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운 시한을 설정하거나 인질 일부를 살해할 계획이 당장은 없다고 말했다. “사태 해결 가능성이 10%라도,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계속하며 기다리는 방안을 선호한다. 우리가 선호하는 해결책은 평화적이고 협상을 통한 것이다. 우리는 한국인들을 해치고 싶지 않고, 우리 자신도 다치고 싶지 않다.” 페샤와르/라히물라 유수프자이 <더 뉴스> 선임 에디터
-여성을 납치하는 것은 이슬람과 아프간 전통에 반하는 것이 아니냐? =(침착한 목소리로) 우리 조국은 미국과 미국의 동맹들에 의해 침략됐다. 아프간에 군대를 보내고 미국을 도운 모든 나라들은 우리를 억압하고 있어 적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탈레반은 모든 외국인들과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을 돕는 아프간인들이 우리 전사들의 정당한 공격 목표라고 여러번 밝힌 바 있다. 미국 주도의 연합군에도 여군과 여성 지원인력이 있다. 아프간은 현재 전쟁중이고 우리는 반 이슬람, 반 아프간적인 목적을 갖고 이 나라에 들어온 모든 외국인들을 공격할 권리가 있다. -피랍된 한국인 23명은 군과 아무런 관계가 없고, 아프간에 부족한 의료 분야에서 도움을 주려는 자원봉사자가 아니냐? =그들은 아프간 무슬림들을 기독교로 개종하려는 기독교 선교사였다. 그들은 아프간 사람들의 가난과 비참함을 선교 목적에 이용하려 했기에, 그들의 의도는 결코 순수하지 않았다. - 당신도 어머니와 부인, 여자 형제와 딸이 있지 않은가? 만약 가족 중 여성이 납치되고, 어려운 상황에서 억류된다면 어떻게 느끼겠는가? = 그렇다. 나도 가족 중 여성이 많다. 또 모든 아프간 여성들은 나의 친척이고, 어머니나 여동생, 딸로 여긴다. 미국은 아프간 여성들을 체포해왔고 그들을 아프간 내 바그람 기지 내의 감옥 등에 투옥하고 있다. 그들은 학대당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도 무슬림 여성들이 체포돼 바그다드 아부그라이브 감옥 등에서 갖은 학대와 모욕을 당하고 있다. 왜 미국은 여성 수감자들의 학대에 대한 비판을 받지 않고 있는가. 우리는 인질들을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다. 우리 능력 내에서 음식과 그들이 필요한 것을 최대한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들 중 몇몇이 아픈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곳처럼 가혹한 자연 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두명을 죽인 것을 후회하지 않는가? =우리는 옳은 일을 했다. 우리 동족들이 죽음을 당하고 감옥에 갇히고 있다. 수많은 탈레반 전사들이 감옥에 갇혀 있다. 그들의 석방을 위해 어떤 수단을 써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탈레반은 수천마일 먼곳에서 우리 나라를 침략해 자존심 강한 아프간 사람들의 무릎을 꿇리려는 미국을 상대로 조국을 방어하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 “미국의 여성 수감자 학대 왜 비판받지 않나”
“탈레반 전사 석방을 위해 어떤 수단 써도 정당” (기자에게 말을 돌리며) 한국의 언론은 현 사태를 어떻게 보냐, 외신들 반응은 어떤가. -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그리고 아프간 내부 여론도 한국의 봉사자들을 납치하고 비무장한 이들을 두명이나 살해한 데 대해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 그런데, 언론은 자세히 모니터하고 있느냐, 탈레반에 대한 비판의 강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느냐. =모든 언론 보도를 추적하지는 않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내 폭력으로 비판받는 것은 알고 있다. 불행하게도 언론은 반 탈레반적이고 대부분 서구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 국제 언론은 왜 탈레반과 아프간 사람들이 미국 주도의 점령군과 전투를 벌이는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점령군은 탈레반 정부를 무너뜨리고 꼭두각시 정부를 세웠다. 그들은 우리 내정에 간섭하며, 우리의 종교와 문화적 가치를 바꾸려 한다. 우리는 명예를 지키고 종교와 조국을 위해 싸울 정당한 권리가 있다. - 납치 당시 상황을 얘기해달라. = 우리 군대가 외국인이 가득 찬 버스가 카불에서 떠나 가즈니주를 거쳐 칸다하르로 가려고 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했다. 그들이 한국인인지 몰랐고, 버스 안에 여성들이 있는지 여부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탈레반은 항상 카불-칸다하르 고속도로상에서 외국인들을 찾고 있고, 기회만 있다면 그들이 군인인지 구호단체 사람들인지 가리지 않고 공격을 해 납치할 준비가 돼있다. 우리의 정보원들이 아프간 정부와 경찰의 움직임을 항상 자세히 감시하고 있고, 탈레반 전사들은 그들을 공격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이틀전 한국 협상단과 통화한 한국 여성의 신원을 확인해달라. =여성 인질 한명인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한국 이름은 발음하기도, 기억하기도 매우 어렵다. -약품은 전달받았나. =한 민간기구 소속의 와하지 박사라는 사람으로부터 아픈 한국인들에게 약품이 전달될 것이란 말을 들었다. 기다렸지만 약은 오지 않았다. 가즈니주의 아프간 정부 당국자들이 비행기로부터의 약품투하 등을 막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압둘라는 인터뷰 말미에 한국쪽과 탈레반 협상단이 월요일 저녁에 위성전화를 통해 직접 통화했다며 사태 해결에 큰 희망을 보였다. “한국인들과 화요일 오전 11시(한국시각 오후 3시반) 다시 통화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고 대화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또 탈레반은 협상 진전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운 시한을 설정하거나 인질 일부를 살해할 계획이 당장은 없다고 말했다. “사태 해결 가능성이 10%라도, 우리는 한국과 협상을 계속하며 기다리는 방안을 선호한다. 우리가 선호하는 해결책은 평화적이고 협상을 통한 것이다. 우리는 한국인들을 해치고 싶지 않고, 우리 자신도 다치고 싶지 않다.” 페샤와르/라히물라 유수프자이 <더 뉴스> 선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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