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르가’ 잇단 불참선언…‘반쪽 행사’ 우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3주째를 맞은 8일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인질 석방을 위한 대면협상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현재 우리 협상단이 탈레반과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며 “대화 과정에서 의견이 모아지는 부분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국제기구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피랍자 가족들이 더 고통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현지 소식통은 “협상 장소를 둘러싼 양쪽의 의견이 상당히 접근했다”며 이르면 9일 대면협상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한국 정부와 탈레반은 위성전화를 통해 인질 석방 협상에 관한 논의를 하는 등 복수의 통로를 확보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탈레반이 피랍자 문제에 대한 관심을 다시 고조시키기 위해 인질을 살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 살해를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협상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탈레반 쪽과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다.
9일부터 사흘 동안 아프간 카불에서 열리는 아프간-파키스탄 합동 ‘부족 원로회의’(지르가)는 양쪽 정치인과 부족 지도자들의 잇따른 불참 선언으로 빛이 바랠 것으로 보인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8일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데일리타임스>는 “상당수 아프간인들은 미국 주도로 열리는 지르가에서 의미있는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날 한국인들이 납치된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에서는 아프간 경찰과 탈레반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탈레반 조직원 4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