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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파키스탄 접경지역 미 단독 공격 되레 역효과”

등록 2007-08-08 19:32

무샤라프 대통령 불쾌감
인질사태 불똥튈까 우려
한국인들을 납치한 탈레반 지도부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지역에 대한 군사작전을 놓고 파키스탄과 미국의 갈등이 깊어져, 인질 사태 해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와지리스탄 등 접경지역에 단독 공격을 추진하고 있다.

■ 불쾌감 드러낸 파키스탄=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7일 “미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며 “파키스탄 보안군이 충분히 문제를 다룰 수 있고, 파키스탄 영토 안에서 테러리즘에 맞서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리처드 더빈 미 상원의원을 남부도시 카라치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의 파키스탄 대테러지원법과 관련해서도 “상호 협력관계를 자극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은 파키스탄 정부가 미국의 단독 공격에 대한 최고 수준의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자국 영토 안에서 미국이 독자적으로 군사행동을 하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정확한 정보를 갖고 무장을 하면 알카에다 지도부를 소탕할 수 있다면서도, 군대 파견에 앞서 파키스탄 정부와 의논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프간-파키스탄 접경 부족자치지역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부활의 근거지가 돼 왔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으로 축출된 탈레반 지도부는 파키스탄 접경 산악지대로 숨어들었다. 이들 지역의 탈레반 세력은 한국인 인질 사건에 직접 개입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인 인질이 납치지역인 가즈니주의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잇따라 “납치사건 초기에는 아프간 지역의 탈레반이 주도했지만, 며칠 뒤에 파키스탄의 탈레반 및 파키스탄정보부(ISI) 요원들이 아프간의 탈레반이라고 속이고 합류해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더 멀어지는 파키스탄-미국= 무샤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테러전에 협력하면서 권력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미국은 파키스탄이 테러세력 척결에 공식적으로는 협력하지만, 탈레반 세력을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 특히 무샤라프 대통령이 접경지역에서 알카에다와 탈레반 등을 몰아내면 경제·군사적 지원을 하겠다며 지난해 부족 지도자들과 협정을 맺고 군대를 철수했지만 성과가 미흡해 미국의 불만을 샀다. 딕 체니 부통령 등 미 고위관리들은 올해 초 잇따라 파키스탄을 찾아 이 협정이 깨졌다며 무샤라프 대통령을 압박했다.

미국은 한국인 납치사건 이후 탈레반 지도부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면서 탈레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자칫 파키스탄과 미국의 갈등은 인질 사태 해결에 엉뚱한 불똥을 튀길 것으로 우려된다. 교착상태에 놓인 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을 위해 미국은 물론 파키스탄과 한국 정부의 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두 나라의 불화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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