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탈레반 적신월사 건물서 사흘째 무릎 맞대
탈레반쪽 "한국 대응에 만족…긍정적 매듭 기대
탈레반 수감자 사면·병보석 형식 ‘물꼬’ 틀 가능성
탈레반쪽 "한국 대응에 만족…긍정적 매듭 기대
탈레반 수감자 사면·병보석 형식 ‘물꼬’ 틀 가능성
한국인 피랍사태 25일째인 12일 오후 아프가니스탄 현지의 우리측 대표단과 탈레반 대표단 사이의 대면 접촉이 재개돼 협상 타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프간 가즈니 시(市)의 적신월사에서 사흘째 연속 개최되고 있는 이번 `협상'은 탈레반이 아픈 여성인질 2명을 아무런 조건없이 선의로 풀어주겠다고 재확인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협상타결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아직 여성인질 2명이 우리측에 인도되지는 않은 상황이지만 탈레반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고 "한국의 대응에 만족한다. 협상이 긍정적으로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탈레반 협상대표의 우호적 발언이 이런 기대의 배경이다.
이번이 3번째인 이날 협상에서도 우리측과 탈레반 대표는 인질석방의 조건을 놓고 끈질긴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의 2차 대면 접촉에서처럼 탈레반이 인질과 수감포로의 맞교환 요구를 굽히지 않는다면 협상은 지루한 공방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측은 사전 교섭 과정에서부터 탈레반측에 일관되게 주지해왔던 것처럼 포로 석방이 우리 정부의 권한 밖 사항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다른 요구조건을 내놓도록 설득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에 어떤 식이든 `영향력'을 행사해 동료 수감자를 석방토록 해달라는 요구 조건을 고집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전날 탈레반 대표는 "우리는 인질과 수감자의 맞교환을 제시했고 1단계로 요구한 수감자 8명의 석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국 정부가 수감자를 석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어떤 근거로 탈레반 대표가 이런 주장을 했는지 불분명하지만 그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면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로부터 수감자 석방과 관련한 모종의 제안을 받았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석방은 없다"고 공언해온 점에 비춰 다소 무리한 추측일 수는 있지만 형기 만료를 앞둔 탈레반 재소자를 사면이나 병보석 형식으로 풀어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세계의 외교사를 뒤져보면 유사한 사건에서 공식 발표와 실상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던 사례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측이 비공식적으로 탈레반에 `물질적 대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인질석방을 유도해낼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탈레반은 "돈에 관심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고 우리측도 이를 부인하지만 과거의 인질협상에서 `돈거래'가 수반된 경우가 적지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이번 협상에서도 암암리에 몸값 흥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독일 정부가 작년 1월 이라크에서 납치된 자국의 기술자 2명을 석방하기 위해 1천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거나 이탈리아 정부가 같은해 10월 탈레반에 납치된 사진기자 석방을 위해 200만달러를 지불했다는 외신보도는 이번 협상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을 걷는 듯한 이번 협상에서 우리측과 탈레반 대표가 피랍자 21명의 무사석방을 위한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긴장속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반면에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에 어떤 식이든 `영향력'을 행사해 동료 수감자를 석방토록 해달라는 요구 조건을 고집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전날 탈레반 대표는 "우리는 인질과 수감자의 맞교환을 제시했고 1단계로 요구한 수감자 8명의 석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발견했다. 한국 정부가 수감자를 석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어떤 근거로 탈레반 대표가 이런 주장을 했는지 불분명하지만 그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는 것이라면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로부터 수감자 석방과 관련한 모종의 제안을 받았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석방은 없다"고 공언해온 점에 비춰 다소 무리한 추측일 수는 있지만 형기 만료를 앞둔 탈레반 재소자를 사면이나 병보석 형식으로 풀어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세계의 외교사를 뒤져보면 유사한 사건에서 공식 발표와 실상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던 사례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측이 비공식적으로 탈레반에 `물질적 대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인질석방을 유도해낼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탈레반은 "돈에 관심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고 우리측도 이를 부인하지만 과거의 인질협상에서 `돈거래'가 수반된 경우가 적지않았던 점에 비춰보면 이번 협상에서도 암암리에 몸값 흥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독일 정부가 작년 1월 이라크에서 납치된 자국의 기술자 2명을 석방하기 위해 1천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거나 이탈리아 정부가 같은해 10월 탈레반에 납치된 사진기자 석방을 위해 200만달러를 지불했다는 외신보도는 이번 협상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을 걷는 듯한 이번 협상에서 우리측과 탈레반 대표가 피랍자 21명의 무사석방을 위한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긴장속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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