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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탈레반 “2명은 무조건”…19명은 계속 ‘맞교환’ 고집

등록 2007-08-12 19:50수정 2007-08-13 00:57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상황일지 (※ 그림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양보했다” 과시…국제사회비난 줄이며 아프간 정부 압박
추가석방은 아직 ‘캄캄’…한-탈레반 ‘신뢰구축’이 구명줄
탈레반이 여성 인질 2명을 풀어주기로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에서 벗어나고, 동료 수감자 석방 압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여성 인질 2명의 석방이 나머지 추가 인질의 석방으로까지 순조롭게 연결될지는 불투명하다. 탈레반이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 요구를 굽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질 2명 석방 결정 과정에서 한국 협상단과 탈레반이 초보적 신뢰를 구축했다면, 나머지 인질 석방 협상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석방 결정 배경=이슬람권에서도 여성 납치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국제사회의 압박에 탈레반이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먼저 아픈 여성 2명을 풀어줘 ‘비인도적 만행’이란 비판에서 한발 비켜날 수 있게 됐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이 석방 결정을 설명하면서 “아무 조건 없이” “인도적 조처” 등을 거듭 강조한 것도 국제사회의 이런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이 또 은신처를 계속 옮기면서 몸이 아픈 인질들을 데리고 있어야 하는 어려움도 석방 결정의 한 배경이다. <아사히신문>은 그동안 잦은 이동 등 인질관리 문제로 고심해 온 탈레반이 아픈 두 사람을 석방해, 골칫거리를 털어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탈레반이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 놓은 인질들을 수시로 이동시키면서 탈레반 대원들의 피로가 겹쳐 현지 사령관에게 불만을 털어놓는 등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탈레반 처지에서 보면, 인질 2명을 석방해도 여전히 19명을 붙잡고 있기 때문에 한국·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상대로 한 협상력 확보에는 아무 차이가 없다.

<마이니치신문>은 탈레반이 인질 2명 석방 결정이란 ‘양보’를 했지만 미국과 아프간 정부는 전혀 양보하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심어주려 한다고 보도했다. 아마디 대변인이 인질 2명 석방 조건으로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에 대해 탈레반 병사의 석방에 응하도록 설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 2명 석방 결정 이후=“2명의 인질 외에도 나머지 19명에 대한 (석방) 협의가 본격적으로 돼야 한다”는 정부 당국자의 말처럼, 나머지 19명 인질 석방이란 더 큰 문제가 남았다. 탈레반은 동료 수감자 석방이 없으면 추가 석방은 없다고 고집하고 있다. 아프간 정부도 기존 태도를 바꿔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를 받아들일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방침이 확고해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통한 인질 추가 석방은 외형적으로는 여전히 교착상태다. 한국 정부 처지에서는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을 관철할 방법이 없다는 현실적 한계도 분명하다.

그러나 정부는 인질 2명을 석방시킨 초보적 신뢰를 바탕으로 나머지 19명을 풀려나게 하기 위한 교섭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석방협상에서 한국 대표단 쪽은 수감자 석방 문제가 한국 정부의 능력 범위를 넘는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탈레반 쪽의 명분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철군 문제에서 탈레반 쪽의 명분을 살려주는 한편 인도적 지원 등을 통해 실리도 챙겨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또 낮은 급의 탈레반 수감자나 탈레반한테 편의를 제공한 여성 수감자 등을 법 테두리 내에서 석방할 수 있도록 아프간 정부에 협조요청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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