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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2명이 누군들 어떠냐, 무사귀환만 바라”

등록 2007-08-13 20:10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이 13일 오후 억류 중인 피랍자 수와 같은 21송이의 장미를 들고 주한아랍에미리트연합 대사관을 방문해 대사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가족들이 13일 오후 억류 중인 피랍자 수와 같은 21송이의 장미를 들고 주한아랍에미리트연합 대사관을 방문해 대사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들, 협상 물꼬에 반색
“모두 석방때까진 맘 못놔”
13일 밤 마침내 피랍 인질 2명의 석방이 확실하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지자 분당 샘물교회에서 이틀 동안 밤샘을 하며 가슴을 졸이던 가족들은 환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마지막까지 초조함을 떨치지는 못했다. 피랍자 가족들은 탈레반의 인질 석방과 보류, 다시 억류, 그리고 석방 등의 보도로 사흘째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들은 석방 소식이 일단 2명에 그쳤지만, 나머지 19명도 “모두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사귀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표정이 밝아지기도 했다. 이들은 특히 석방이 확정된 인질이 누구인지를 놓고 궁금증을 감추지 못했지만, “모두 우리 자식들이고 형제자매인데 누군들 어떠냐”며 “일단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된다”고 서로를 격려했다.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는 “두 명의 여자 인질이 풀려나는 것은 협상의 물꼬를 트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모든 인질이 무사히 석방될 때까지는 단 한순간도 맘을 놓을 수 없는 게 가족들의 처지”라며 “앞으로도 피랍자 가족들의 애타는 심경을 담은 동영상을 만들어 나머지 피랍자들이 석방될 때까지 이슬람과 국제사회를 향해 인도적 차원의 도움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샘물교회 이헌주 목사도 “가족들은 아프간 피랍자 전원이 풀려날 때까지 모든 고통을 함께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족들은 석방과 보류 사이를 오간 11~13일 극심한 혼란과 두려움에 휩싸였던 탓으로 대부분 지친 모습이었다. 숯덩이가 된 가슴을 움켜쥐고 벽에 몸을 기댄 채 잠깐 몸을 쉬거나, “내 아이도 하루빨리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도와달라”며 얼굴을 파묻고 간절히 기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더욱이 이번 석방에서도 확실히 제외돼 있고, 가장 늦게 풀려날 수도 있는 남성 피랍자 가족들의 답답함과 아쉬움은 더했다. 하지만 일단 2명이 석방되면 인질 추가 살해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덜 수 있고 피랍자들의 석방 가능성도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데 기대와 희망을 걸기도 했다. 특히 정부 협상단이 탈레반과 대면 협상을 시작한 지 불과 나흘 만에 들려온 ‘낭보’여서 아프간 사태의 조기 타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이미 죽임을 당한 배형규(42) 목사의 형 신규(45)씨와 심성민(29)씨의 매형 신세민(33)씨 등도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에 나와 인질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편, 피랍자 가족 4명은 이날 오후 2시20분께 주한 아랍에미리트 대사관을 방문해 조속한 인질 석방을 도와달라며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성남/김기성 최원형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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