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귀국 채비
정부는 13일 여성 피랍자 2명의 우선 석방 문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지만, 아프간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며 낙관적 기대를 내비쳤던 데 비해 훨씬 신중한 반응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은 좀더 상황이 진전되기를 기대하지만, 아직은 인내심이 좀더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혼란스러운 정보 속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모든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여러분에게 함부로 알려드릴 수 없는 것도 매우 답답한 일”이라고 말했다.
인질들의 신병을 한국 쪽이 확실하게 확보할 때까지는 사실관계를 공식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뜻이 담겨 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도 “저쪽(탈레반)과 접촉은 유지되고 있다”며 “구체적 상황은 언급할 수 없으니 좀더 지켜보자”고 말하곤 입을 닫았다. 외교부는 이날 아침 “아프간 관련 아직 특이사항 없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취재진에 보낸 것을 빼고는 오후까지 공식·비공식을 불문하고 아프간 사태와 관련한 브리핑을 전혀 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라며 “기다려보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있겠냐”고 말했다. 탈레반 쪽은 ‘여성 인질 2명 우선 석방’ 결정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석방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여성 인질 2명이 풀려날 경우에 대비해, 철저한 보안 유지 속에 이들을 다산·동의부대가 있는 바그람기지까지 안전하게 이동시킨 뒤 조기 귀국시키는 방안 등을 거듭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훈 신승근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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